수조원 번 금융지주 고배당 왜 포기했나

당국 권고·비판 여론에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KBㆍ신한ㆍ하나금융지주 등이 지난해 대폭 개선된 실적을 거뒀지만 배당은 이에 미치지 못했다. 금융당국의 고배당 자제 권고가 반영된 때문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 이사회는 1주당 720원을 배당하기로 결정, 총 2782억원 규모의 보통주 배당을 하기로 했다. 배당성향은 11.7%로 전년(46.6%)보다 낮아졌다.  신한지주는 배당금을 1주당 750원으로 책정했다. 배당성향은 순익 대비 11.5%로 지난해 14.9%보다 줄었다. 다만 총 배당액은 6295억원(우선주 포함)으로 지난해 5862억원보다 늘었다.  하나금융은 다음 달 이사회를 열어 배당 규모를 결정할 예정이다. 우리금융지주는 오는 16일 지난해 실적을 발표한다. 금융권에서는 이들의 배당 성향도 신한ㆍKB와 비슷한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융 당국의 배당 자제 압력이 컸던 데다, 올 한 해 경기가 낙관적이지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해 내부 유보를 통해 건전성을 늘려야 한다는 생각이 있어서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해 말 금융회사들에 고배당 대신 내부유보금을 늘려 충당금과 준비금 등을 많이 쌓도록 권고한 바 있다. 당국은 특히 '자본적정성 5개년 운영계획'을 제출받고 배당 규모에 대해서도 묵시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한 금융지주사 고위 관계자는 "최근 당국이 금융지주사들의 잠정 연말 결산 배당계획을 본 뒤 예년과 비슷한 수준의 배당성향을 계획한 지주사에는 줄일 것을 권고했다"며 "배당성향이 같아도 순익이 늘어난 만큼 실제 배당액은 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금융지주 관계자도 "순익에는 잡히지만 배당 제한 효과가 있는 대손준비금을 빼고 배당하라는 게 금융당국의 권고 사항"이라며 "당국의 지침, 금융권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 등을 감안해 배당규모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한편 전일 실적을 발표한 '빅3'는 지난해 총 6조7000억원의 순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직전해 3조7843억원보다 77% 증가한 수치다. 신한지주는 3조1000억원의 수익을 거뒀으며 KB금융은 2조3730억원, 하나금융은 1조220억원의 수익을 냈다. 오는 16일 실적을 발표하는 우리금융의 예상 실적 2조2250억원까지 합하면 4대 금융지주의 순이익은 총 8조9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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