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에이스 류현진은 한국 야구에 효자 같은 존재다. 2006년 혜성처럼 나타나 야구팬들에게 많은 기쁨을 선물했다. 2008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2009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등은 그가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여느 대회에서나 활약은 일등공신에 가까웠다. 류현진은 지난해 왼 등 견갑골 통증으로 다소 힘든 시즌을 보냈다. 그러나 남긴 성적은 준수했다. 11승 7패로 두 자리 승수를 챙겼고 평균자책점도 3.36으로 높지 않았다. 철저한 자기관리를 바탕으로 2006년 입단 이후 꾸준한 실력을 유지하고 있다. 내일의 류현진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글쓴이는 LG에서 뛴 2006년 4월 12일 잠실구장에서 류현진을 처음 만났다. 당시 경기는 그의 프로 데뷔전이었다. 3연전 마지막 경기에 선발로 마운드에 올랐다. 사실 타석에 서기 전까지 글쓴이는 류현진을 잘 알지 못했다. 경기 전 송진우 선배의 “직구 구속으로 150km를 쉽게 던진다. 아마 깜짝 놀랄 걸”이라는 귀띔이 있었지만 시즌 전까지 주목을 받지 못했던 까닭에 크게 신경을 기울이지 않았다. 이는 팀 동료들 모두 마찬가지였다. 막상 뚜껑을 연 투구는 놀라웠다. 1회 박용택, 이병규 등 세 타자들은 모두 삼진으로 물러났다. 평균 구속은 150km을 뛰어넘었다. 가장 느리게 찍힌 구속이 149km였다. 타석에 먼저 선 후배들은 모두 눈을 동그랗게 뜨며 혀를 내둘렀다.“장난이 아닙니다.”글쓴이는 후배들의 당황한 표정을 뒤로 하고 2회 선두로 타석에 들어섰다. 초구를 공략한 타구는 이내 우전안타로 연결됐다. 류현진의 프로무대 첫 피안타였다. 하지만 글쓴이는 이후 류현진으로부터 단 한 개의 안타를 때려내지 못했다. 그만큼 던진 공은 빠르고 위력적이었다. 물론 최근 구위는 2006년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다. 우려할 필요는 없다. 올해 나이는 겨우 25살이다. 큰 부상을 당한 적도 없어 몸 관리만 잘한다면 충분히 이전 구위를 재현할 수 있다.최근 야구계의 뜨거운 감자는 고교선수들의 메이저리그 조기 진출이다. 이를 규제할 수 있는 마땅한 방법은 없다. 그렇다고 무작정 해외 진출을 막는 것도 좋은 방법은 아니다. 글쓴이는 메이저리그를 넘볼 만한 실력을 갖춘 기대주들에게 한국무대에서의 경험을 추천한다. 다양한 경험과 이로 인해 얻어지는 자신감은 충분히 메이저리그에서의 성공 가능성을 드높일 수 있다. 성균관대 3학년 때 미국 마이너리그에 진출했던 김병현은 최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어릴 때는 자기도 모르게 단체에 동화되기 쉽다”며 “한국프로야구에서 몸 관리 방법 등 충분한 노하우를 쌓은 뒤 해외진출을 모색해도 늦지 않다”라고 말했다. 어린 나이에 미국에서 보낸 시간들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코치들의 세심한 지도 역시 기대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예상된다.자유계약(FA) 신분을 얻은 뒤 메이저리그 진출을 타진하려는 류현진은 메이저리그를 꿈꾸는 유망주들에게 충분한 롤 모델이 될 수 있다. 더구나 야구는 기본적으로 많은 경기를 뛰어야만 성장할 수 있는 운동이다. 국내에서 최고 수준의 실력을 인정받는다면 해외리그 노크는 더욱 수월해질 것이다. 마해영 IPSN 해설위원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아시아경제 & 재밌는 뉴스, 즐거운 하루 "스포츠투데이(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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