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딱정벌레 흉내낸 신개념 접착테이프 개발

[아시아경제 김수진 기자]국내 연구진이 딱정벌레 날개에서 착안한 신개념 나노구조 잠금장치를 개발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6일 서울대학교 기계항공공학부 서갑양 교수 연구팀이 딱정벌레 날개의 결합 원리를 이용해 기존 벨크로와 달리 강한 접착력을 지니면서도 소음 없이 반복해 사용할 수 있는 신개념 나노구조 잠금 테이프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벨크로는 흔히 '찍찍이'라고 부르는 결합 테이프다. 한 쪽에는 갈고리가 빽빽하고 다른 쪽에는 작은 원형 고리가 있다. 이 둘을 맞대면 갈고리가 원형 고리에 걸려드는 방식이다. 반면 서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신개념 나노구조 잠금 테이프는 벨크로와 같은 한 쌍의 잠금구조 대신 나노 크기의 섬모를 이용한다. 서 교수 연구팀은 딱정벌레가 날개를 접어 넣을 때 섬모에서 반데르발스 상호작용(van der Waals interaction)이 일어난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반데르발스 상호작용은 분자간의 인력 작용을 가리킨다. 재료나 표면 구조에 따라 더 강한 인력을 만들어낼 수 있다. 서 교수 연구팀은 딱정벌레 날개의 미세 섬모들이 붙었다 떨어지는 과정에서 반데르발스 힘이 작용하는 것을 흉내냈다. 먼저 다양한 길이 비율과 재료로 딱정벌레 섬모와 유사한 크기의 마이크로와 나노 크기의 규칙적인 섬모를 만든다. 이후 접착력을 비교하고 섬모들의 결합력과 형태를 직접 확인했다. 이처럼 살아있는 생물의 행동이나 생김새, 생산 물질들을 모방하는 공학 기술을 생체모방공학이라고 부른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신기술 개발 영역이다. 예를 들어 벽을 타고 올라가거나 천장을 자유자재로 기어다니는 게코도마뱀 역시 반데르발스 힘을 이용하는 것으로 규명됐고, 이에 따라 '게코테이프'등 게코도마뱀의 접착 원리를 이용한 대체 접착제 개발이 이뤄지기도 했다. 이번에 서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나노구조 잠금장치는 결합력이 뛰어나고 소음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서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생활용품부터 얇고 가벼운 스마트기기나 의료장비, 강한 접착력이 필요한 우주항공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는 원천기술로 파급효과가 클 것"이라며 "생체모사공학 분야에서 나노크기 구조의 결합과 접촉을 이용, 피부에 붙여 생체 신호를 모니터링하는 센서를 개발하는 등 융합기술 개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진 기자 sjk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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