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아줄기세포치료제 상용화 기대감 커져

[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인간 배아줄기세포를 활용한 임상시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보고가 나옴에 따라, 관련 국내 연구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27일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 ACT(Advanced Cell Technology)사(社)는 인간 배아줄기세포를 이식한 2명의 환자에게 안전성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내용의 임상시험 중간결과를 발표했다. 인간 배아줄기세포 임상시험 결과가 발표된 것은 세계 처음이다. 이런 학술적 중요성을 인정받아 보고서는 유력 의학저널 란셋(Lancet) 온라인판에 23일 게재됐다.ACT 측은 안과 질환인 스타가르트 병과 노인성 건성 황반변성증에 걸린 50, 70대 여성에게 인간배아줄기세포를 이식했다. 두 환자 모두 실명상태였다. 치료 후 4개월을 관찰해보니 안전성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형 발생이나 비정상적 증식, 이식거부반응 등이 나타나지 않았다. 가장 우려했던 종양 발생도 없었다. 임상시험은 배아줄기세포 이식이 '안전한가'를 보기 위한 것이었지만, 두 환자의 시력이 개선됐다는 점에 전문가들은 큰 관심을 보내고 있다. 4개월 시점에서 미미하나마 시력 회복 효과가 관찰됐다.이런 '긍정적' 중간보고는 배아줄기세포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국내 연구진에게 큰 희망이 되고 있다. 차바이오앤디오스텍(이하 차바이오)은 ACT로부터 기술을 이전받아 치료제 개발을 준비중이다. 지난해 4월 보건당국으로부터 스타가르트병에 대한 임상시험 승인을 획득한 바 있다. 이는 국내 최초의 배아줄기세포 임상시험 승인 사례다. 이 회사 정형민 사장은 "미국에서 좋은 결과가 나옴에 따라 국내 임상시험 진행에 대한 자신감을 얻게 됐다"며 "1월 내 환자 모집 공고를 내고 치료제 투여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정 사장에 따르면 모든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향후 3년 내 상업화가 가능할 전망이다. 미국 ACT보다는 다소 늦었지만 세계적으로 이 분야를 선도할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배아줄기세포치료제 임상시험은 ACT가 미국에서 진행 중인 것 외, 영국에서 스타가르트병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연구가 하나 더 있다. 영국 연구진은 최근 첫 환자에게 치료제를 투여했다. 차바이오는 스타가르트병 임상시험을 준비하면서 황반변성 임상시험에 대한 식약청 승인도 기다리고 있다.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우선 안전성 우려를 완전히 해소해야 한다. ACT측의 임상시험은 애초 18개월짜리로, 앞으로 14개월의 추적기간이 남아있다. 치료효과에 대한 언급도 아직 성급하다. 이번 중간결과에서 시력개선 효과가 보고됐지만, 이를 '확증'하기 위해선 효능 관찰을 위한 임상시험(임상 3상)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보고서 저자들이 밝히고 있듯 시력개선 효과가 줄기세포 이식에 따른 것인지, 면역억제제를 사용한 때문인지 혹은 가짜약 효과가 영향을 미쳤는지 현재로선 알기 어렵다는 점도 추가 연구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신범수 기자 answe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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