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자금조달 압박은 계속된다

이번주 유로존 대규모 국채 발행..은행 커버드본드 발행 급증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유로존 부채위기가 심화되면서 유로존의 자금조달 압박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이번주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벨기에 등 유로존 주요 국가들의 대규모 국채 발행에 나설 예저이고 유럽 은행들은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우량 자산을 담보로 설정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RBC 캐피탈 마켓츠가 이번주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벨기에 등이 195억유로의 모두 국채(bond)를 발행할 것이라고 추산했다고 마켓워치가 최근 보도했다. RBC 캐피탈 마켓츠는 이들 국가들이 또 90~95억유로의 단기 국채(bill)를 발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이탈리아는 28일 5억~7억5000만유로 규모의 국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이어 29일에도 3년물, 10년물을 포함해 50억~80억유로의 국채 입찰을 실시할 예정이다. 벨기에는 28일 10억~20억유로의 국채 입찰을 실시하며, 스페인과 프랑스에 내달 1일에 각각 30억~40억유로와 45억유로 국채 입찰을 실시할 예정이다. 코메르츠방크는 보고서를 통해 최근 유로존 국채 발행이 문제를 일으켰기 때문에 모든 국채 발행은 이벤트 리스크로 간주돼야만 한다고 설명했다. 이탈리아는 이미 지난 25일 6개월물 국채 입찰을 실시했는데 낙찰금리가 6.50%를 기록해 10월의 3.52%에 비해 2배 가까이 폭등했다. 그동안 유로존에서 유일한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던 독일 국채도 지난주 실시된 국채 10년물 입찰에서 미달 사태가 발생하면서 약세로 돌아섰다. 골드만삭스는 "파국이 다가옴에 따라 유로존 AAA 등급 국채의 강세는 더 이상 지속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지난 한 주동안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는 0.30%포인트 급등하며 2.26%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주 1.96%를 기록한 미 국채 10년물 국채와의 금리차는 2009년 4월 이후 최대로 벌어졌다. 이런 가운데 신용 경색이 심화되면서 유로존 은행들이 충분한 자금을 조달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유로존 국가의 은행 구제금융에 대한 부담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파이낸셜 타임스(FT)가 28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올해 유럽 은행들은 올해 4130억달러어치의 채권을 발행했는데 이는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 규모 6540억달러의 3분의 2 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2410억달러의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인데 FT는 이러한 현상이 발생한 것이 최소 5년만에 처음이라고 전했다. 문제는 내년에는 7200억달러 채권이 만기가 돌아오는 등 상황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모건스탠리는 향후 몇 년간 유럽 은행들이 최대 3조3000억달러를 조달해야만 할 것으로 예상했다.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럽 은행들은 커버드 본드 발행 비중을 늘린 것으로 확인됐다. 돈을 빌리기 위해 유럽 은행들이 우량 자산을 담보로 내놓고 있다는 것이다. 딜로직에 따르면 유럽 은행들의 커버드 본드를 통한 자금 조달 비중은 2000년 이후 평균 29%에 불과했으나 최근 몇 달간 45%로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아졌다. 반면 평균 51%를 유지했던 선순위 무담보 채권의 발행 비중은 올해 하반기에 38%로 줄었다. 담보 없이는 유럽 은행들이 자금을 조달하기가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FT는 렉스 칼럼에서 이러한 커버드 본드의 발행이 늘어나는 것은 악순환의 고리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결국 은행 자산을 담보를 내놓는 것이기 때문에 다른 채권자들에는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프랑스 중앙은행장 크리스티앙 노이어는 일본에서 열린 한 포럼에서 "위기는 심각하게 악화되었다"면서 "시장 압박이 강회되었으며, 유럽은 진짜로 금융 위기에 빠졌다"고 말했다.박병희 기자 nut@<ⓒ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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