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콘서트> PD “사마귀 유치원, 아이디어 짠 것 보고 간이 배 밖으로 나왔다고 생각했다”

“수천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공무원 시험을 본 후, 지구대에서 3교대로 하루 12시간씩만 일하면 돼요” 지난 9일 KBS <개그콘서트> ‘사마귀 유치원’의 진학상담 선생님 일수꾼(최효종)이 말한 경찰이 되는 방법이다. 또한 지난 2일 방송에서는 국회의원이 되는 방법으로 “집권여당의 수뇌부와 친해져서 집권 여당의 공천을 받아 여당의 텃밭에서 출마하면 돼요”라고 소개했다. 코너 속에서 사회 현실을 풍자하는 소재가 등장하기도 했지만, 이 정도 수위의 풍자코미디가 전면에 등장한 코너는 오랜만이다. 웃음 뒤에 남는 씁쓸함에 시청자들은 공감을 표했고, ‘사마귀 유치원’은 단 3회 만에 화제의 코너가 됐다. <개그콘서트>의 서수민 PD는 “최효종이 아이디어를 짜온 것을 보고 간이 배 밖으로 나왔다고 생각했다. 솔직히 걱정을 했었는데 많이들 좋아해 주시더라”라고 언급했다. 원래 ‘사마귀 유치원’은 정범균과 박성호가 ‘빨리 크는 유치원’이란 제목으로 만들어 온 구성안이었다. 제작진은 이 아이디어를 ‘어른을 위한 유치원’이라는 콘셉트로 발전시켰고, 19세로 분한 여성 출연자에게 어른이 되는 방법을 속성으로 알려주는 구성으로 만들면서 지금과 같은 코너가 만들어졌다. 서수민 PD에 따르면 ‘사마귀 유치원’이란 제목은 “유재석을 닮은 정범균에게 ‘사마귀’란 이름을 붙여 준 것이기도 하고, ‘네 명의 마귀’라는 뜻도 있다”고.
최근 <개그콘서트>는 ‘사마귀 유치원’ 외에도 ‘비상대책위원회’ 등 사회풍자의 코드를 담고 있는 코미디를 선보이고 있다. ‘비상대책위원회’는 시급한 사안을 두고 경찰과 군 간부가 탁상공론을 하는 모습을 풍자한 코너. 서수민 PD는 “다행히 경찰서장 홍보실로부터 ‘너무 재밌게 보고 있다’는 전화까지 받았다. 지금 입은 제복이 너무 옛날 거라고 새 제목을 갖다 주시겠다고 까지 하더라”고 언급했다. 풍자코미디는 다른 종류의 코미디보다 소재선택이나 수위가 더욱 중요하다. 풍자 코미디가 현실에서 해소되기 어려운 점들을 짚어준다는 점에서 공감대를 얻을 수 있지만, 풍자 대상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 시청자들이 더욱 강한 소재를 원하게 된다는 것이 약점이 될 수도 있다. ‘사마귀 유치원’도 이런 부분에 대해 늘 고민한다. 이 코너의 2회에는 원래 국회의원이 아니라 대통령을 다룰 생각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대통령이라는 한 명의 인물을 대상으로 코미디를 짜는 것보다는 집단이 갖고 있는 공통적인 특성을 드러낼 수 있는 대상이 코너에 더 적합다고 판단, 주제를 수정했다고. 그만큼 어떤 소재를 다루느냐가 늘 고민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다. 서수민 PD는 “수위조절에 신경 쓰기보다는 웃기는 것 위주로 생각하려 한다. 시청자의 공감을 사면서 웃기는 소재를 찾다보면 수위조절도 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10 아시아 글. 박소정 기자 nineteen@<ⓒ즐거움의 공장 "10 아시아" (10.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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