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P 좀 먹는 '빚 악몽'에 伊럴수가

[아시아경제 이현정 기자]그리스 재정긴축안 통과 이후 다소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던 유로존 재정위기가 이탈리아로 다시 번지는 모습을 보이면서 전세계 금융시장은 유럽 3위 경제국인 이탈리아 위기설이 현실화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사실상 디폴트(채무불이행) 수순을 밟고 있는 그리스 채무문제가 이탈리아로 전이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18개월간 끌어온 유럽 재정위기는 이번주가 최대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strong>◆EU, 위기 확산 방지 총력</strong> =EU는 그리스 위기가 이탈리아, 스페인, 아일랜드 등 유럽 주변국으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오는 15일(현지시각) 특별정상회의를 개최해 유로존 부채위기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로이터통신이 관계자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이탈리아발 재정위기 충격으로 세계 증시가 폭락하는 등 글로벌 경제가 뿌리채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자 특단의 조치를 통해 국제사회에 안정적 시그널을 줄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헤르만 반 롬푸이 유럽연합(EU) 의장은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해 긴급상황임을 인정했고 프랑스도 아직 구체적인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특별 정상회담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11~12일 이틀간 브뤼셀에서 회담을 열고, 그리스의 부분적 채무불이행을 어용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구체적인 2차 구제금융 방안까지는 도출하지 못했지만 유럽금융안정기구(EFSF)의 구제기금을 활용해 '채무환매(buyback)', 채무 만기 연장, 이자율 인하 등 추가 조치에 대해서는 합의했다. 이탈이아와 스페인도 시장 안정에 주력했다. 실비오 벨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는 재정감축안을 이번주말까지 채택하겠다는 약속에 대해 "이탈리아 정부는 단결돼 있고 결연하다"면서 "공통의 이익을 위해 단결해야 한다"고 말했다.호세 루이스 로드리게스 사파테로 스페인 총리도 "스페인의 부채상환 능력은 검증돼있다"면서 "국가재정은 매우 평온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strong>◆伊위기 곳곳에 암초</strong> =일각에서는 이탈리아의 은행이 부동산에 투자하지 않는 등 건실하고 제조업도 양호할 뿐더러 이탈리아 국민들이 국채의 약 절반을 보유한 만큼 이탈리아가 재정위기 상황을 맞지는 않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탈리아 주식시장이 이탈리아 정부가 12일 국채 경매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짓자 6일 만에 반등에 성공한 것은 단적인 예다. 그러나 이탈리아는 국가 부채가 많고, 성장률이 낮은데다 정치가 제기능을 못해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뉴욕타임스(NYT)는 꼬집었다. 이탈리아의 국가부채는 1조8900억 유로(미화 2조6497억 달러)나 된다.국내총생산(GDP) 대비 119%로 유로존(유로 사용 17개국) 80%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며, 그리스(143%)에 이어 두번째로 높다.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은 4.6%로 비교적 낮지만 국제통화기금(IMF)은 이탈리아가 재정감축을 통해 2014년엔 0.2%까지 낮출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문제는 재정긴축 정책으로 경제 성장이 더욱 둔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IMF는 올해 이탈리아의 경제성장률을 1%로 예상하고 있지만 성장률은 계속해서 제약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탈리아의 성장률은 지난 10년간 연평균 0.25%로 세계 최저 수준이다.부채비율이 높고 성장률이 낮은 것은 경제 성장 뿐 아니라 금리 충격에 취약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제전문가들은 국채수익률이 1%만 올라도 이탈리아의 이자 부담은 올해만 32억유로가 늘고, 내년에는 60억 유로를 추가로 지불해야 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게다가 베를루스코니 총리와 줄리오 트레몬티 재무장관이 재정긴축안을 놓고 이견을 보이는 것이나 400억 유로 규모의 긴축방안이 내년 이후에나 발효되는 등 실효성이 없다는 점도 이탈리아발 재정위기 가능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이현정 기자 hjlee303@<ⓒ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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