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1만가지 향기나는 TV 만든다

등장하는 배경따라 상황에 맞는 냄새.. 차세대 TV부품 개발, 일본서는 일부 상용화

[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TV 드라마에서 여 주인공이 카페에 앉아 카라멜마키아토를 마시고 있다. 이를 보는 시청자의 거실에도 달짝지근한 커피향이 은은히 퍼진다."최근 삼성종합기술원이 '향기 나는 TV'를 실현할 수 있는 차세대 TV부품 개발에 성공하면서 IT와 향기가 접목된 제품 등장에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삼성측은 중장기 연구개발 차원에서 이 연구가 이뤄졌다고 하지만 이미 향기나는 광고용모니터는 상용화됐다는 점에서 TV를 포함, 각종 IT제품에 향기과학이 접목되는 시기가 빠르게 다가올 것으로 예상된다.22일 삼성종합기술원은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고대학(UCSD) 리서치팀과 함께 2년여의 연구끝에 TV를 볼 때 그 안에 등장하는 배경에 따라 향기를 내는 부품 기술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 기술은 TV 뿐 아니라 휴대전화에도 적용될 수 있으며 총 1만가지 향을 제공한다. 향기를 내는 부품의 기술 원리는 리드와이어를 통해 전류가 흐르면서 수분이 있는 솔루션을 가열하게 되고 이 열은 압력을 만들어내 작은 구멍을 열어 향기를 발산하는 것으로 프린터 카트리지처럼 교체 가능하다. 다만, 악취가 풍기는 쓰레기장이나 온갖 음식냄새가 진동하는 식당 등을 배경으로 하는 화면이 나왔다고 TV가 자동으로 이 냄새를 시청자들에게 전달해서는 안 되기 때문에 상용화를 위해서는 지금보다 훨씬 발달된 냄새 제어기술이 수반돼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삼성전자 관계자는 "향기나는 TV 기술 개발은 삼성 뿐 아니라 여러 IT기업들이 연구하고 있다"며 "중장기 과제 차원에서 추진한 다양한 연구 중 얻은 성과물"이라고 평가했다.하지만 이미 일본에서는 향기를 내는 광고용 디스플레이제품이 운용 중이고 프린터에도 향기과학을 접목시키는 기술개발이 상당한 수준에 올라와 있다.지난 2008년 NTT커뮤니케이션즈는 소비자들이 지하철 광고단말기 등에 등록해 둔 영상과 음성 콘텐츠를 재생하면 그에 맞는 향기를 내뿜는 장치를 탑재했다. 이 회사는 실증실험을 통해 매장 내에서 바닐라 향기를 발산시키면 소프트아이스크림 판매량이 1.3배 늘고 역에서 장미향기를 발산시켰을 때 화장품 매출이 약 2배 정도 증가했다는 연구결과도 내놨다.또 일본 게이오 대학은 향기를 출력하는 프린터를 개발 중이다. 향기가 나는 미립자를 용지에 뿌리는 기술을 개발한 것으로 예를 들어 레몬을 프린트하면 레몬향이 종이에서 나도록 하는 방식이다. 다만, 향후 향기 조합이나 지속성을 유지하는 기술은 추가적으로 개선할 계획이다.업계의 한 관계자는 "3D에서 볼 수 있듯이 IT기술의 진보 방향은 현실에서 느낄 수 있는 오감(五感)을 최대한 재현하는 것"이라며 "앞으로 향기과학을 IT제품에 적용시키는 기술개발이 빨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박성호 기자 vicman1203@<ⓒ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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