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에서 사르르 녹는 ‘태안 실치회’

태안군 남면 마검포항 및 곰섬서 실치잡이 제철…바다빙어목 뱅어과로 1인분 1만5000원

태안 마검포항 횟집에서 맛볼 수 있는 실치회.

[아시아경제 왕성상 기자] 입에서 사르르 녹는 매콤한 실치회가 서해안 태안반도에서 미식가들을 끌어들이고 있다.실치는 바다빙어목 뱅어과에 속하는 뼈가 무른 바다생선으로 실처럼 가늘게 보인다. 연안에서 살다가 알을 낳을 때면 강으로 되돌아가는 회유성 어류다. 작은 것은 날 것으로 무쳐먹거나 말려서 포를 만들어 먹는 태안의 대표특산품이다.지난해보다 보름쯤 늦은 지난달 하순부터 태안군 남면의 곰섬과 마검포항 부근에서 잡히기 시작한 실치는 배 한척 당 하루평균 60~70kg씩 잡는다. 이달 초와 중순까지는 지난달보다 2~3배 많이 잡힐 것으로 현지어부들은 점치고 있다.태안반도의 대표 봄철음식 실치회는 실치에 오이, 배, 들깻잎, 양배추, 당근 등 야채와 양념을 넣고 초고추장으로 버무리면 맛이 아주 좋다. 해마다 이맘때면 실치회를 맛보려는 미식가들 발길이 끊이지 않은 이유다. 회 값은 1인분에 1만5000원.칼슘이 듬뿍 든 실치회는 건강에도 좋아 영양식을 찾는 사람들에게 최고의 제철음식으로 꼽힌다.실치는 그물에 걸리면 곧바로 죽어버리는 급한 성격 탓에 어장에서 가까운 마검포 등 항구 일대가 아니면 회로 맛보기 힘들다. 이달 중순을 넘어서면 뼈가 굵어져 제 맛을 느낄 수 없다.시금치를 넣고 끓인 실치국도 시원하고 맛이 깔끔하다. 청양고추를 썰어 넣어 끓인 실치된장국은 칼칼한 맛이 일품이다. 이밖에 실치전, 실치계란찜 등도 맛있다. 몸길이가 2~3㎝에 머무는 실치는 5월 이후엔 5㎝까지 자라 ‘뱅어’로 불리며 김처럼 햇볕에 1~2일쯤 말리면 뱅어포가 된다. 포는 양념을 발라 굽거나 쪄 먹으면 또 다른 별미다.마검포항의 주민 이모(57)씨는 “이맘 때 먹는 실치회는 부드럽고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 그 맛은 안 먹어본 사람이면 절대 모른다”면서 “회가 매콤하므로 된장을 풀어 만든 실치국과 같이 먹으면 맛이 환성적”이라고 말했다.왕성상 기자 wss4044@<ⓒ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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