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중국고섬의 거래정지 사태가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는 회계문제가 부각됐다. 당초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거래 정지가 길어 지는 것이 불가피해졌다. 갑작스런 매매정지에 이은 회계 문제 발생 소식으로 상장을 심사한 거래소나 주관증권사, 투자자들 모두 충격에 휩싸이고 있다.중국고섬은 거래중단 사흘만인 24일 저녁 공시를 통해 입장을 내놓았다. 회사측은 "회계감사법인인 언스트앤영이 중국고섬 자회사의 은행 잔고내역을 명확히 확인할 수 없어 거래중단을 25일 오전 9시부터 거래정지로 전환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SGX의 주가급락 사유를 묻는 조회공시에 대한 답변이다. 거래 정지 직전의 주가 급락이 회계문제에 있다는 것을 시인한 것이다. 공시에 따르면 2010년도 회계감사에서 문제가 발생했고, 감사위원회가 언스트앤영에게 광범위한 감사를 요청한 만큼 SGX에서의 거래재개 일정도 언제가 될 지 기약할 수 없는 상황이다.중국고섬의 입장 표명이 있자 한국거래소도 외부감사 진행경과(감사보고서 제출일정 포함), PET칩 관련 대규모 시설투자, 싱가포르거래소(SGX)에 매매거래정지 연장을 요청한 이유 등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조회공시를 요청했다. 거래소가 밝힌 답변시한은 25일 오후 6시다. 한국 증시에서의 거래재개 시기는 싱가포르 원주의 거래 재개 여부 및 중국고섬의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결정될 예정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원주시장에서 거래가 어떻게 재개되는지와 조회공시 답변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거래 재개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문제는 이번 거래정지에 있어 우리 거래소와 국내주주들이 제대로된 정보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점이다. 원주가 상장된 시장이 아니다 보니 고섬측의 대응도 뒷순위로 밀리는 모습이다.중국고섬의 거래 재개를 기대했던 투자자들의 불만도 높아 가고 있다. 거래소의 상장 심사가 제대로 이뤄진 것인지에 대한 의문도 확대되고 있다.거래소측은 외국기업에 대해서도 국내 기업과 동일한 요건을 적용하는 것을 대원칙으로 하고 있으며 그 어떤 혜택도 주고 있지 않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당혹한 모습은 역력하다. 거래소의 상장심사 관계자는 "외국기업이다 보니 정관상 미비된 부분을 강화토록 하고 법적, 제도적 분석을 추가로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아직 중국 등지의 기업은 회계 환경이 우리나라 수준에 못미친다"면서 "국내 기업과 같은 기준으로 심사하긴 하지만 국내 기업과 완전히 같지 않고 어느 정도 투자 리스크가 있다는 것을 감안하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중국고섬의 경우 2차 상장인 점도 문제로 드러나고 있다. 2차 상장이 신규상장에 비해 감시의 망이 느슨하고 원주 상장시장에 비해 정보 확보가 어려운 현실이다.거래소는 신규 상장 기업들에게 세계적으로 공인된 유명 회계법인에게 감사를 받을 것을 규정하고 있지만 2차 상장의 경우 이같은 내용은 요구하지 않고 있다. 2차 상장인 경우 이미 상장된 기업으로 정해진 회계감사가 있기 때문이라는 게 거래소의 설명이다. 이번에 문제가 된 중국고섬이 바로 이 2차 상장에 해당한다. 중국고섬의 거래 정지가 된 후 즉각적인 조회공시를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거래소측은 "싱가포르거래소에서 이미 조회공시가 요구된 상황이었고 또한 이미 거래가 정지됐기 때문에 싱가포르의 조회공시에 대한 답변을 본 후 하게 된 것"이라며 "중국고섬의 경우 싱가포르가 70%를 차지하는 메인마켓이기 때문에 그쪽 상황과 회사측의 말을 들어봐야 했다"고 설명했다. 중국고섬을 비롯한 외국기업들과 관련해 자꾸 문제가 발생하는 것에 대해 거래소측은 "나름대로 최대한 자세히 심사를 하고 있지만 유가시장과 코스닥 시장이 다르듯이 외국기업은 기업환경 자체가 틀리고 환경 리스크상 차이가 난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며 책임을 회피했다. 한 증권 관계자는 "거래소에서 해당 외국기업의 정보를 일일이 파악하는 데 어려움이 따르는 게 사실"이라며 "외국기업 상장을 위해 전문인력 등을 보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국내 증시 상장시 공모 미달로 약 8%의 지분을 갖게 된 대우증권도 답답하기는 매한가지다. 580억원이나 되는 자금이 투입됐지만 정확한 정보를 얻지 못하고 있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유명 회계 법인이 꾸준히 감사해왔던 기업인 만큼 최종 결산은 잘 마무리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정재우 기자 jjw@<ⓒ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백종민 기자 cinqang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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