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엔 환율 이유로 인상... 올해는 원가부담 높다고 인상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백화점에 입점한 주요 수입화장품 브랜드들이 줄줄이 가격 인상에 나섰다. 원재료 가격 및 운송비 상승에 따른 원가부담으로 판매가격을 올리게 됐다는 게 업체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사전 예고조차 없이 가격을 인상했다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9일 업계에 따르면 메이크업 브랜드 맥(MAC)은 지난 3일자로 기존 2만5000원 짜리 립스틱 전품목의 가격을 2만7000원으로 2000원 인상했다. 립글로스와 마스카라, 메이크업베이스, 파운데이션 등도 일부 인기상품의 가격이 2.5% 내외로 일제히 올랐다. 다양한 색상의 립스틱으로 인기가 높은 이 브랜드는 이미 지난 2월 중순부터 마니아 고객들 사이에 가격 인상설이 제기돼 왔으나 백화점 매장 및 수입사 측이 '결정된 바 없다'며 이를 부인해 왔던 것으로 알려져 소비자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또 다른 수입 화장품 브랜드 바비브라운(BOBBI BROWN)도 같은 날 전체 상품 100여종 가운데 17개 품목의 가격을 2~6% 인상했다.'엑스트라 모이스처라이징밤 SPF26'이 기존 14만원에서 14만8000원으로 8000원 올랐고, 인기 상품으로 꼽히는 '쉬머브릭 컴팩트'는 6만8000원, '스킨 파운데이션 SPF15'는 7만2000원으로 각각 3000원씩 올랐다.크리니크(Clinique)의 경우 메이크업 소품으로 사용되는 화장솜을 기존 2000원(100매 기준)에서 3000원으로 무려 50% 인상했고, 오리진스(Origins)의 '유스토피아 퍼밍크림'은 6만8000원에서 7만5000원으로 10% 이상 올랐다.색조 브랜드 스틸라(Stila)도 이달 1일부터 가격이 인상된 상황. 기존 3만원에 판매하던 '베이크드 아이섀도 트리오'와 2만8000원 짜리 '베이크드 치크 듀오'가 모두 3만4000원으로 훌쩍 올랐다.아직 공식적인 가격 정책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아베다, 시세이도 등 인기 수입 브랜드들도 내부적으로 가격 인상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업계에서는 랑콤과 크리스찬디올, 샤넬 등 다른 고가 브랜드들의 행보에도 주목하고 있다.로레알그룹 관계자는 "가능한 소비자들에게 안정적인 가격에 제품을 공급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하지만 최근 국제 원자재 시장의 상황이 급변하고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국내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해가 바뀔 때마다 환율 인상을 이유로 가격을 높여온 수입 브랜드들이 이번엔 원가 상승을 근거로 가격 부담을 고객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주장이다.명동 신세계백화점에서 만난 주부 황모(38) 씨는 "국내 화장품 브랜드도 원료를 수입해 쓰기는 마찬가지인데, 신제품 출시나 리뉴얼도 아니고 기존과 동일한 상품의 가격을 7000~8000원씩 올린 것은 국내에서의 인기를 미끼로 한 해외 브랜드들의 횡포"라고 지적했다.조인경 기자 ikjo@<ⓒ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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