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당국 대북심리전... 생필품 보낸 속내는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북한이 대북심리전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임진각 등 심리전 발원지 조준격파'라고 위협하고 나섰다. 정부 관계자는 28일 "북남장령급군사회담 북측 단장은 27일 남측에 "심리전 행위가 계속된다면 임진각을 비롯한 반공화국 심리모략행위의 발원지에 대한 우리 군대의 직접조준격파사격이 자위권 수호의 원칙에서 단행될 것"이라는 내용의 통지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북한을 자극한 것은 군당국의 생필품이다. 과거 민간사회단체에서는 풍선에 미화 1달러를 함께 보냈다. 이 풍선보다 군당국의 생필품이 더 자극적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2009년 탈북한 탈북자는 "북한시장에서 달러를 사용할 수 있어 돈을 줍기 위해 대북풍선을 찾으러 다녔다면 생필품은 필수품이라는 것 외에 남한사회에 대한 동경까지 자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군 당국이 북한에 대북전단지를 보낸 것은 지난해 11월 북한의 연평도 도발직후 전단 40만장을 비롯한 총 800만장으로 알려졌다. 또 이달 초부터는 즉석 밥 등 식료품과 생필품 6억원 어치를 대형풍선에 매달아 살포했다. 군 당국은 2004년 이후 처음으로 이달 초부터 북한 지역에 생필품을 비롯한 물품 살포를 재개한 것은 중동 민주화 시위 등 현 정세와 관련해 대북심리전을 강화하는 조치로 풀이된다.군은 지난해 11월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전단 살포 등의 대북심리전을 재개했지만 2004년 6월 남북 장성급회담 이후 중단된 물품 살포는 지난달까지 재개된 적이 없었다.국방부가 국회 국방위원회 송영선(미래희망연대) 의원에게 제출한 `대북심리전 현황'에 따르면 이달 초부터 북한에 살포한 물품은 모두 6억2000만원 상당이다.구체적으로는 치약.칫솔.비누.화장지 등 실용품 14종, 속옷.모자.장갑 등 의류품 10종, 소화제.감기약.연고.소독약 등 의약품 8종, 볼펜.연필.지우개 등 학용품 4종, 햇반(즉석밥)을 비롯한 식료품과 라디오 등 1만여 점에 달한다.특히 대북전단지 안에는 최근 북아프리카·중동 지역의 민주화바람에 대한 내용도 담아 북측은 더 민감하게 반발하고 있다. 내부적위기감이 그만큼 크다는 것이다. 북한은 26일 평양에서 '선군청년총동원대회'를 열어 "청년들은 사회주의 제도를 굳건히 지켜 나가는데 핵심적 역할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중동 민주화바람이 젊은 세력부터 시작된 만큼 북한에서도 내부단속에 나선 것이다. 대북전문가들은 춘궁기를 앞둔 시점에 식량난 등 불안요인이 증폭되면서 북한이 도발할 가능성도 높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2012년 강성대국을 앞두고 주민들에게 쌀 배급이 제대로 하지 않아 내부에서 반발할 가능성이 큰 만큼 북한도 내부결속용 도발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양낙규 기자 if@<ⓒ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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