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리비아 사태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고 있는 가운데, 대내외적으로 미국이 리비아 사태에 개입해야 한다는 압력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무아마르 카다피 정부의 유혈진압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사실상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2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존 케리 상원 외교위원장(민주당·매사추세츠)이 “백악관은 리비아에 강력한 제재를 재부과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세계 지도자들은 그에게 카다피 국가원수의 비열한 행동이 가져올 결과를 알려주기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이날 주장했다. 일리에나 로스-레티넌 하원 외교위원장은 (공화당·플로리다)은 “미국과 다른 국가들은 자산동결과 여행 금지 같은 경제적 제재를 리비아에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케리 위원장은 한 발 더 나아가 “미국 및 국제 석유 회사들은 시민들에 대한 폭력 행위가 멈출 때까지 리비아에서 기업활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국 석유기업 중 마라톤오일, 옥시덴탈페트롤리움은 리비아에서의 석유생산이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군사적 제재방안을 고려해야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로이터는 “리비아의 비행장에 폭격을 가하고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존 맥케인 상원의원(공화당·애리조나)과 조셉 리버만 상원의원(무소속·코네티컷)은 미국·유럽연합(EU)·아프리카연맹이 취할 수 있는 조치 중 하나로 비행금지구역 설정에 지지를 보내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가할 수 있는 제재 수단이 사실상 제한돼 있다. 미국은 이집트, 바레인과 달리 리비아에 대한 영향력이 거의 없다. 지난해 리비아에 대한 미국의 원조 규모는 100만달러 미만이었다.군사적 재제행위도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로이터는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군사적 제재행위가 시행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씽크탱크인 브루킹스 연구소의 다니엘 바이먼 연구원은 “군사적 제제는 절대로 논의대상이 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미국은 카다피 반대 세력을 알지 못하며 그들이 우리편인지도 확실치 않다”고 설명했다. 한편 백악관은 리비아 사태에 대해 지금까지 이렇다할 언급조차 하지 않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카다피 국가원수가 폭력을 중지하지 않으면 리비아에 제재를 취하는 것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튀니지, 이집트, 바레인에서 일어난 시위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발표했었지만 유독 리비아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침묵은 의도적인 전략”이라고 풀이했다. 존스홉킨스 대학 국제 대학원의 다니엘 서워 교수는 “카다피 국가원수는 세계의 관심을 즐기고 있다”면서 “그와 설전을 벌이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며 그를 무시하는 것이 상책”이라고 지적했다.로이터 통신은 카다피 국가원수 반대 세력들이 백악관 앞에 모여 “백악관, 당신은 지금 어디에 있나? 리비아는 당신이 필요하다”고 외치고 있다고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장고 끝에 어떤 결단을 내릴 지 관심이 집중되는 대목이다.조해수 기자 chs900@<ⓒ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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