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조목인 기자, 조유진 기자]서울ㆍ경기지역 저축은행에서는 극심한 눈치보기가 진행되고 있다. BIS비율이 5% 미만인 곳으로 알려진 저축은행 지점에는 문을 열기 전인 9시 전부터 고객들이 몰린 반면 우량한 것으로 알려진 곳에는 오히려 예금이 몰리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시장에서 저축은행들의 옥석가리기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이다. 불안한 마음에 지점을 찾은 고객들도 일단은 분위기를 살피며 예금인출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 오전 9시경 서울 테헤란로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의 객장에는 단 2명의 고객만이 직원과 상담하고 있었다. 상담을 마치고 나온 한 여성 고객(64)은 "지난주 금요일 중앙부산저축은행 지점에 새벽부터 줄을 서 예금을 찾았다"며 "더 이상의 영업정지가 없다고 했는데 토요일에 갑작스럽게 영업정지가 내려진 것을 보니 불안한 마음은 들지만, 당장 예금을 전부 찾을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이 고객의 손에는 다른 저축은행 지점을 돌며 챙긴 금리표들이 들려 있었다. 가족들이 뿔뿔이 흩어져 각 저축은행의 분위기를 탐지하는 광경도 목격됐다. 동생이 인근 다른 지점에 가 있다는 한 고객은 "방금 통화해보니 HK저축은행은 아직 조용하다 하더라"며 "오늘이 고비라고 하니 좀 더 지켜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고객은 이어 "오늘 하루간 테헤란로 분위기를 지켜본 후 조금이라도 인출사태가 감지되면 모두 찾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대형 우량 저축은행들은 부산ㆍ대전 사태 때 오히려 예금이 늘었다며 앞으로도 더 늘 것으로 기대했다. 솔로몬저축은행 관계자는 "지난 17~18일 이틀간 경기ㆍ호남지역을 중심으로 100억원 이상의 예금이 순유입됐다"며 "삼화사태 당시에는 평소보다 2~3배 빠졌던 반면 학습효과로 인해 예금이 오히려 들어온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미래저축은행의 한 지점장도 "부산ㆍ대전저축은행에 영업정지가 내려지고 이틀간 우리 지점에만 약 13억원이 더 들어왔다"며 "이번에 4곳이 추가로 영업정지되면서 주말에 출근까지 해 월요일 인출사태에 대비했지만, 아침 분위기를 보니 큰 여파는 없을 것 같고, 오히려 이번에도 예금이 더 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BIS비율 5% 미만인 곳으로 알려진 새누리저축은행 성남 지점에는 영업시작 전부터 고객들이 몰리며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오전 9시30분 현재 대기번호가 228번까지 발급된 상태다. 몰려든 고객들은 금융당국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졌다며 불안감을 나타냈다. 중앙부산저축은행에 예금이 묶여 있다는 40대 후반의 고객은 "당국에서는 안전하다고 하지만 한 번 이런 일을 겪으니 더 이상 저축은행에 돈을 놔둘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자를 손해보더라도 오늘 예금을 모두 찾겠다"고 흥분했다. 또다른 70대 남성도 "어제 새누리저축은행에서 안심해도 좋다는 문자를 보내왔다"면서도 "저축은행 사태가 확산되고 있는 것 같아 오늘 예금을 모두 찾을 생각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조목인 기자 cmi0724@조유진 기자 tint@<ⓒ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김은별 기자 silverstar@<ⓒ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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