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찮은 김우중 전 회장 행보···'제2의 대우' 재건?

대우조선-中 르린그룹 MOU 체결식 참여옛 대우인들과 지속적 접촉···영향력 여전새로운 움직임 일환 추측 나오기도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뒷줄 왼쪽에서 두번째)이 지난 7일 중국 선양에서 남상태 대우조선해양사장(앞줄 왼쪽)과 왕원량 중국 르린그룹 대표이사(앞줄 오른쪽)가 선박수리·풍력·원자력 사업 등에 관한 포괄적 협력 양해각서에 서명하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사진: 랴오닝신문 동영상 화면 캡처)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지난해부터 대우 재건 사업을 측면에서 지원해 오던 창업주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11년 만에 옛 계열사의 공식 행사에 참석해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10일 재계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지난 7일 중국 랴오닝성 선양에서 열린 대우조선해양과 중국 르린그룹(日林集團)간 선박수리 및 원자력 분야 등에 협력을 골자로 한 양해각서(MOU) 체결식에 참석했다.김 전 회장이 대우 옛 계열사의 행사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현역 은퇴 후 이번이 처음이다. 그의 모습은 현지 언론인 랴오닝성 신문 뉴스 동영상을 통해 확인됐다. 방송에서 김 전 회장은 양사 관계자간 사업 논의 시간에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바로 옆 지근거리에 놓인 좌석에 앉아 있었으며, MOU 서명식에는 왕민(王珉) 랴오닝 성 서기와 나란히 서서 남 사장과 왕원량 르린그룹 대표이사의 서명을 바라봤다. 화면상의 상황을 놓고 본다면 대우조선해양측의 최고 VIP 역할을 수행한 것이다.특히 김 전 회장은 최측근인 장병주 대우세계경영연구회 회장(전 ㈜대우 사장)과 함께 행사에 참석했다. 장 회장은 김 전 회장의 대외 일정을 조율하면서 그가 있는 자리에 항상 배석하는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장 회장이 동석했다는 것은 그만큼 르린그룹이나 랴오닝성측에서도 김 전 회장에 대한 예우에 특별히 신경을 썼으며, 현지에서 그의 영향력이 여전히 강하다는 점을 시사한다.이에 대해 대우조선해양과 대우세계경영연구회측은 김 전 회장의 참석은 단순 친분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대우조선해양 고위 관계자는 "김 전 회장이 과거부터 르린그룹 회장과 사업을 넘어 개인적으로 깊은 친분을 유지해 왔다"며 "이번에 대우조선해양과 MOU를 맺게 돼 르린그룹이 김 전 회장을 초청했고, 우리는 자리 배석을 맞췄을 뿐"이라고 설명했다.대우세계경영연구회 관계자도 "특별한 의미가 있어서 참석한 것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마침 랴오닝성 인근에 김 전 회장이 별도의 스케줄이 있던 관계로 초청에 응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하지만 재계에서는 김 전 회장의 이번 참석이 단순히 친분 차원은 아닐 것이라고 보고 있다. 베트남에 머물고 있는 김 전 회장은 수시로 옛 그룹 계열사 임원들을 만나 사업 현황 및 한국내 상황에 대한 정보를 청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대우 계열사 인수를 추진 중인 기업 경영진들도 김 전 회장을 접촉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여기에 김 전 회장은 옛 대우 출신들과 한국에서 새로운 사업을 모색하고 있다.지난해 대우그룹 창립 43주년 기념식(3월 22일)과 옛 대우 출신들이 모여 만든 대우세계경영연구회 창립 1주년 기념식(10월 19일)에 참석한 김 전 회장은 "청년실업 해소를 통해 국가경제에 이바지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대우세계경영연구회는 사단법인으로 전환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회원수는 3000명에 육박하고 있으며, 사업 추진을 위한 회비 모금에는 대우인터내셔널이 법인 회비를 내는 등 옛 대우 계열사들도 대거 참여하고 있다. 여기에 대우세계경영연구회는 올해부터 창립 기념일을 그룹 창립일로 옮겨 대우 계보를 잇는 대표단체로 위상을 높인 상태다.재계 관계자는 "김 전 회장이 노환이라 현역에 직접 나설 수는 없겠지만 그가 갖고 있는 인맥과 사업 능력은 여전히 대우 출신들에게 강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며 "앞으로 그의 보폭에 더 많은 관심이 쏠릴 것"이라고 말했다.채명석 기자 oricms@<ⓒ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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