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보유량, 하나도 안 늘었다

외환보유고 0.2% 머물러… 100개국 중 57위

[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돼 각 국이 경쟁적으로 금 매입에 나서고 있지만, 올해 우리나라의 금 보유량은 지난해와 같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금 보유량은 14.4톤(t)으로 조사 대상 100개국 가운데 57번째였다. 우리나라의 외환보유고에서 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0.2%로, 순위를 매기면 비교 대상국 가운데 뒤에서 여덟번째다. 금융위기 이후 국정감사 등을 통해 번번이 금 보유량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정부는 "시세 급등락 가능성"을 들며 보수적인 입장을 유지해왔다. 1년 전과 비교한 11월 현재 금값 상승률은 28%에 이른다. 세계금위원회(WGC)가 최근 각 국 정부에 알린 금 보유량 현황을 보면, 12월 현재 한국의 금 보유량은 조사 대상 100개국 중 57위 수준이었다.(14.4t) 지난 6월 기록한 56위보다 한 계단 내려섰다. 순위가 바뀐 건 방글라데시 등 개발도상국들이 잇따라 금 매입에 나선데 반해 한국의 금 보유량에는 변함이 없었기 때문이다. 한국은 지난해 2분기 14.3톤에서 14.4톤으로 금 보유량을 0.1톤을 늘린 뒤 더 이상 금을 사들이지 않았다. 한국의 금 보유량은 미국과 비교하면 565분의 1, 중국 보유량 기준으로는 73분의 1, 일본을 기준 삼으면 53의 1에 그친다. 반면 해외에서는 경쟁적인 금 사들이기가 한창이다. 러시아는 7월부터 10월 사이 65.4톤의 금을 매입했다. 방글라데시(10톤)와 필리핀(4톤), 태국(15.6톤) 등도 금 보유량을 늘렸다. 앞 날을 자신할 수 없는 경제 상황 속에 달러화 가치가 떨어지자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나라가 늘어난데다 금 시세가 더 뛸 것이라는 기대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세계에서 가장 많은 금을 가진 나라는 미국(8133.5톤)이었고, 독일(3401.8톤)이 그 뒤를 쫓았다. 국제통화기금(IMF·2846.7톤)과 프랑스(2435.4톤), 중국(1054.1톤), 스위스(1040.1톤) 등도 1000톤 이상의 금을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러시아(775.2톤)와 일본(765.2톤)도 금 보유량이 높은 나라들이었다. 이외에 대만(423.4톤)과 사우디아라비아(322.9톤), 필리핀(175.9톤), 태국(99.5톤), 인도네시아(73.1톤), 파키스탄(64.4톤), 스리랑카(17.5톤) 등 아시아와 중동 국가들도 상당한 금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관계자는 금 보유량을 늘릴 필요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 "금융위기 이후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나타나면서 금 시세가 뛴 건 사실이지만, 금은 시장 상황에 따라 가격 변동폭이 큰데다 환율의 영향을 많이 받아 쉽게 보유량을 늘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연미 기자 chang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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