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승헌의 '고스트' 첫공개, 일본어 연기 '합격점'

[스포츠투데이 이은지 기자]한류스타 송승헌이 세기의 멜로 '사랑과 영혼'에 도전했다. 아시아판으로 재탄생한 '고스트: 보이지 않는 사랑' 속 송승헌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고스트'의 원작 '사랑과 영혼'에서 고(故) 패트릭 스웨이지 역에 송승헌이 캐스팅됐다는 소식이 들리자 그가 원작 배역의 감성을 어떻게 살린 것인가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과 부정적인 반응이 엇갈리며 많은 관심을 모았다. 잘생긴 남자배우의 눈물은 멜로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온다. 이미 드라마 '가을동화' '여름향기'를 통해 '눈물이 아름다운' 멜로 배우로 아시아의 여심까지 사로잡은 송승헌의 멜로는 더욱 그렇다.
송승헌의 눈물은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기 충분하다. 하지만 이번 영화에서는 그의 눈물을 자주 볼 수는 없다. 큰 눈에서 떨어지는 굵은 눈물은 두어 번으로 만족해야 한다. 그는 한국배우다. 한국배우가 일본 대사를 유창하게 구사하며 감정선을 잡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 점을 감안한다면 썩 괜찮은 멜로를 선보였다. 눈물이 없다고 멜로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다.송승헌의 해외진출 점수는 '일단' 합격이다. '일단'이란 의미는 국내에 앞서 개봉한 일본에서 그의 멜로가 통했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일본에서 개봉한 '고스트'는 한일 합작 영화 중 최고의 오프닝을 기록했다. 물론 송승헌의 일본 인기가 한몫 거들었을 것이다.관건은 국내 팬들이 그의 입에서 쏟아지는 일본 대사들을 들으면서 멜로를 느낄 수 있냐는 것이다. 이를 의식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송승헌은 영화에서 '사랑해'라든지 '진심이야'라는 한국어를 흘리듯 뱉어낸다. 물론 '아이시떼루'라고 말하는 것보다 훨씬 자연스럽고 감정도 살아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여주인공 마츠시마 나나코와 송승헌의 호흡이다. 사랑엔 국경도 없다고 했지만 두 사람의 멜로는 다소 어색하다.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이들의 '사랑해'는 어느 광고의 카피처럼 2%가 부족하다. 또 송승헌이 연기한 극중 준호의 애절한 사랑보다는 호시노 나나미(마츠시마 나나코 분)의 사랑 지키기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는 터라 사랑하는 여자를 잃은 극한의 슬픔은 느낄 수 없다. 한마디로 패트릭 스웨이지의 감성에 빠지기는 다소 무리가 있다는 뜻이다. 그래도 굳이 원작과 비교를 원한다면 '사랑과 영혼'의 명장면으로 손꼽히는 도자기 빚는 신과 사람과 영혼의 사랑을 이어주는 동전을 들어 올리는 신은 2010년에 맞춰 변형됐다. 도자기를 빚을 때 패트릭 스웨이지와 데미무어의 에로틱하면서 로맨틱한 분위기는 송승헌과 마츠시마 나나코 식으로 새롭게 탄생했다. 분위기를 더욱 말랑말랑하게 만들었던 음악 'Unchained Melody(언체인드 멜로디)' 역시 새롭다.결국 송승헌의 '고스트'를 즐기고 싶다면 원작 '사랑과 영혼'은 과감히 잊어야 할 것이다. 원작의 감동을 잊으란 소리가 아니다. 20년 전의 장면을 생각하기엔 세월이 너무 많이 흘렀다는 소리다. 원작의 장면, 장면을 고스란히 느끼고 싶은 이들에겐 "역시 형만 한 아우는 없어"라는 실망을 안겨줄 수도 있다.
스포츠투데이 이은지 기자 ghdpssk@<ⓒ아시아경제 & 재밌는 뉴스, 즐거운 하루 "스포츠투데이(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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