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대한민국이 바뀐다

[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우리는 당당하게 세계의 변방에서 중심으로 향하고 있다."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8ㆍ15 광복절을 맞아 경축사에서 서울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의 의미를 이같이 강조했다. 여기에는 G20의 의장국으로서 제5차 G20 정상회의를 통해 세계 경제와 안보문제 해결에 있어 주도적인 역할을 하게 됨으로써 세계의 질서를 이끌어가는 중심국가로 발돋움했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대한민국의 국격이 수직상승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게 됐다는 뜻이다. 100년전 일본에 나라를 빼앗겼고, 60년 전에는 한국전쟁을 겪었던 대한민국은 경제 발전에 이어 세계의 리더가 되는 또 다른 역사를 쓰고 있다.이같은 새 역사의 전기가 될 서울 G20 정상회의가 드디어 한달 앞으로 다가왔다. 다음달 11~12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는 19개국과 유럽연합(EU) 정상은 물론 유엔 등 국제기구의 수장과 초청국가의 정상들이 포함돼 모두 33명의 국가원수급 지도자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들을 공식 수행하고 경호하는 인원만 3500여명, 국내외 취재진은 4000여명에 달한다. 이번 회의에 신설된 비즈니스서밋에 참석하는 120여개 글로벌 기업의 최고경영자들까지 포함하면 이번 행사에 참석하거나 수행하는 인원은 1만명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이 대통령은 이같은 중요성 때문에 11일부터 G20 정상회의 준비와 관련한 보고를 매일 정례적으로 받는다. 그동안 2주에 한번씩 G20 정상회의 준비위가 하던 보고를 청와대 경제ㆍ외교ㆍ홍보수석이 함께 하도록 해 청와대는 그야말로 'G20 비상체제'에 돌입했다.서울 정상회의가 다가오면서 경호ㆍ경비도 분주해졌다. 경찰은 지난달 1일 기획팀을 확대개편해 경찰청 차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경찰작전본부를 발족하고, 대테러 특공대도 추가로 배치했다. 특히 국제테러분자와 원정시위대 명단을 분석해 특별관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이번 회의는 단군이래 최대 국제회의라는 점뿐 아니라 내용적으로도 큰 의미를 지닌다. 회의에 참석하는 국가들은 사실상 세계를 지배하는 나라들인데다 세계 금융위기 이후 급변하는 경제질서의 주도권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G20 회원국의 인구는 세계 인구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국내총생산(GDP)도 전체의 85%에 이른다. 이들 국가의 모임인 'G20'에 포함된 것도 적지 않은 의미를 갖게 되는데, 세계 초강대국들의 의견을 조율해 규칙을 만드는 의장국은 '규칙제정자(rule setter)'로서 외교무대의 주인공으로 평가받는다.서울 정상회의에서는 거시경제정책 공조, 금융규제 개혁, 국제금융기구 개편, 글로벌 금융안전망, 개발 이슈 등의 구체적 결과물 도출에 집중하고,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환율전쟁'과 관련해 논의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행사기간중에 우리나라는 미국과 러시아, 프랑스 등 3~4개 국가와 양자회담도 준비중이어서 다양한 형태의 정상외교가 펼쳐질 공산이 크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을 제외한 6자회담 참가국 정상들이 모두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때문에 양자회동을 통해 한반도 문제가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이라고 말했다.우리나라는 1988년 서울올림픽을 통해 '한강의 기적'을 세계인들의 가슴속에 각인시켰고, 2002 한ㆍ일 월드컵으로 선진국에 한발 다가선 모습을 보여준데 이어 이번 G20서울회의는 경제와 외교에서 세계의 중심국임을 선언한다는 뜻이 내재돼 있다.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최근 "한국이 G20 국가들로 하여금 세계 개발문제를 진지하게 논의한다면 이번 정상회의가 미칠 국제적 영향력은 올림픽 때보다 더 크고 오래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2012년에는 제2회 핵안보정상회의를 개최하게 돼 세계안보와 관련해서도 한국이 세계의 중심국가로 나설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핵안보정상회의는 50여개국 정상이 참여해 G20 정상회의보다 규모면에서 더욱 큰 행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이처럼 의미있는 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해서는 우리 정부의 철저한 준비는 물론 국민들의 의식변화가 필요하다. 더욱이 서울 G20 정상회의 다음날 일본 요코하마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가 열려 국제회의를 개최하는 양국의 시민의식이 비교될 것으로 관측된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진입하느냐 하는 중요한 기로에서 국민들이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G20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적극 동참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조영주 기자 yjcho@<ⓒ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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