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몰된 고향찾아 情나눔 마을잔치 열어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88·사진)이 2일 자신의 고향인 울산 울주군 삼동면 둔기리에서 마을 주민들을 초청, 잔치를 열었다. 지난 1971년부터 마을잔치가 시작됐으니 어언 40년의 세월이 흘렀다. 마을잔치에 참여하는 사람도 수십명에서 이제는 1000여명으로 크게 늘었다. 이날 행사도 마을 원주민을 포함해 아들, 손자, 며느리까지 가세하며 수백명에 달했다.신 회장이 자신의 고향에 남다른 애착을 갖게 된 것은 1969년 대암댐 건설로 둔기리 일대가 모두 수몰되면서 부터다.이후 신 회장은 고향 이름을 딴 '둔기회'를 조직하고, 매년 5월이면 고향 사람들을 불러 잔치를 벌여왔다.고향 주민들의 참여도와 호응도도 여전히 높아 마을이 수몰된 이듬해부터 지금까지 한해도 거르지 않고 일년에 한번 씩은 고향을 찾고 있다. 고향을 잃은 슬픔이 40년이 지나는 동안 누구보다 각별한 고향 사랑으로 바뀐 셈이다.
2일 울산시 울주군 삼동면 둔기리에서 열린 마을주민 초청 잔치에서 마을 주민들이 모여 노래자랑 등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신 회장의 친척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고향 주민들이 한 자리에 모이면 신 회장은 푸짐한 먹거리와 마실거리, 선물 등을 준비하고 모처럼 만난 반가운 주민들과 이야기꽃을 피우거나 노래자랑으로 흥겨운 시간을 보낸다. 이날 오전 별장에서 머물던 신 회장은 잔치가 끝나갈 때 즈음 지팡이를 짚은 채 밖으로 나와 고향 손님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롯데 관계자는 "신 회장이 고향 주민들을 불러 옛정을 나누는 잔치가 마흔 해를 지나는 동안 세월의 두께만큼 더욱 돈독해지고 즐거운 모임으로 자리잡았다"며 "이웃들의 간단한 친목 모임에서 이제는 아들 딸, 손자 손녀를 포함해 가족 친지들이 두루두루 모이다 보니 잔칫날에는 흡사 명절 분위기까지 난다"고 말했다. 조인경 기자 ikjo@<ⓒ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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