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민서기자
이날 사전예약 현장을 방문한 황구현씨
15~16일 진행될 생애최초특별공급은 말 그대로 지금까지 무주택자로 살아왔던 집없는 서민을 그 대상으로 한다. 그러나 조건은 여간 깐깐한 게 아니다. 세대원 모두가 무주택자여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청약저축액이 600만원 이상이어야 한다. 입주자모집공고일을 기준으로 혼인중이거나 미혼자녀도 있어야 한다. 또 근로자, 자영업자가 아닌 경우에는 과거 1년 내에 소득세를 납부함과 동시에 5년 이상 소득세를 납부한 경력이 있어야 한다. 월평균소득 역시 전년도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소득의 100% 이하여야 한다. "20년 넘도록 무주택자인데 신청도 못하게 됐네요. 생애최초라고 해서 무주택자면 다 되는 줄 알았는데..." 아파트 단지 옆에서 조그맣게 옷 수선집을 하고 있는 황씨는 청약저축액이 300만원이어서 생애최초특별공급에 신청할 수 없게 됐다. 또 사업자등록도 안된 상황이어서 여러모로 자격조건이 안 된다는 설명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황씨는 "나같이 직업이 변변찮은 사람은 집도 못 구하겠네요. 집이 안정돼야 직업도 자리잡을 텐데, 나는 다음에도 기회가 없는 거잖아요"라며 조건을 좀 더 완화시켰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내집마련의 만반의 준비를 하고 현장을 찾은 사람도 있다. 금천구 독산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박모(54세)씨는 17일부터 4일간 진행되는 일반공급에 신청을 넣을 예정이다. 인터넷을 할 줄 몰라 미리 현장에서 상담을 받으러 일찌감치 접수처를 찾았다."평생을 집 없이 살았어요. 청약저축을 17년 넘게 매달 꼬박꼬박 넣었는데, 나같은 사람한테 집 줘야 되는 거 아니에요?"1992년 고향을 떠나 서울에 정착한 후, 방 한 칸이라도 마련하고자 청약저축을 꾸준히 넣었다. 은행에서 확인해준 총 납입횟수는 212회. 이만하면 안정권이다 싶지만 박씨는 영 불안한 눈치다. "지금 살고 있는 곳도 임대주택이라서 이번에 당첨되기를 얼마나 절실하게 원하는지 몰라요. 자식이 없어서 생애최초특별공급에도 신청 못했거든요"현재 박씨의 최대 고민은 1지망으로 75㎡를 신청하느냐 59㎡를 신청하느냐이다. 혼자 살기에는 59㎡도 넉넉한 평수지만 미래 가치를 생각해보면 75㎡이 더 끌린다는 것이다. 일반공급 신청까지 1주일동안 열심히 고민해본 다음 당일날 1등으로 접수한다는 것이 박씨의 계획이다.일반공급은 청약저축에 가입하여 2년이 경과해 총 납입횟수가 24회 이상인 자가 1순위다. 가입개월이 6개월 이상이면 2순위이고 나머지는 모두 3순위이다. 1,2순위내 경쟁이 있을 경우 저축총액이 많은 사람이 유리해진다. 박씨는 이번에 꼭 당첨되길 빌어달라는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