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선물 매수가 관건..오바마 대통령 연설도 주목
[아시아경제 김지은 기자] 코스피 지수가 닷새만에 반등을 시도하면서 가파른 하락세에 일단 제동이 걸린 것으로 보인다.투자자들 역시 시장의 하락세가 멈춘 것에 환호하면서도 이같은 반등세가 얼마나 지속될 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코스피 지수가 하방 경직성을 확보하고 반등에 나설 것으로 기대하는 이유는 크게 두가지로 나눌 수 있다. 불확실성 해소와 IT주의 강세가 그것이다. 지난 밤 뉴욕증시가 상승세로 거래를 마치면서 국내증시 역시 투자심리가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불확실성 해소가 새로운 모멘텀이 된 것으로 해석된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기준금리를 동결한 데 이어 경기 판단을 상향조정했는데, 이미 예상됐던 부분이긴 하지만 투자자들의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데는 적지 않은 기여를 했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지난해 4월부터 유지했던 "경제가 당분간 취약한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는 표현이 "경제 회복속도는 당분간 완만할 것"이라는 표현으로 대체됐다는 점이다. 경기가 개선되고 있음을 보여주면서도, 아직까지 속도가 느린 만큼 금융완화정책을 지속할 가능성에 무게를 실은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주택 부문이 최근 몇 개월 동안 회복 징후를 보였다"는 내용이 삭제된 부분도 주목할 만 하다. 전지원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 주택경기가 바닥권에서 탈출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최근 들어 다시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음을 반영한 것"이라며 "주택구입자에 대한 세제지원법안이 당초 11월로 종료가 예정됐던 영향으로 미국 주택경기가 여전히 정책당국의 지원이 필요한 상황임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출구전략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감과 불확실성을 한시름 덜어준 부분이다. IT주의 강세도 주목할 만 하다. 지난 밤 글로벌 IT 대표주자인 애플이 '아이패드'를 선보이면서 또한번 전세계를 뒤흔들었고, 국내증시에서도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이 일제히 강세로 돌아섰다.지난 21일 85만원의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후 연일 내리막길을 걸었던 삼성전자는 1.5%의 반등에 나서고 있고, 하이닉스 역시 3% 이상 급등세를 기록중이다. 시장의 영향력이 큰 이들 IT주의 강세가 지속된다면 국내증시 역시 하방경직성을 확보한 채 반등을 시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탄력있는 반등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있다. 바로 국내증시의 고질적인 문제인 수급 불안이다. 지난 나흘간 국내증시를 가파르게 하락하게 만든 원인 중 하나는 외국인의 이탈이었는데, 지난 밤 미 증시가 반등에 나서면서 외국인 역시 순매수세로 돌아선 것은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글로벌 증시의 안정적인 흐름이 전제된다면 외국인의 현물 매수세 역시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외국인의 선물 매도세는 여전히 주의할 만 하다. 이날도 프로그램 매물이 강하게 출회되면서 지수의 흐름을 방해하고 있는데, 이 역시 외국인의 선물 매도가 원인이 되고 있다. 최근 지수가 급락하는 과정에서 미결제약정이 증가하면서 외국인의 신규 매도 물량이 상당부분 포함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날도 미결제약정 증가를 동반한 외국인의 선물 매도세가 지속되고 있다. 여전히 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존재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미결제약정의 감소세를 동반한 외국인의 선물 매수세가 나타난다면 이것이 본격적인 지수 반등 신호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전히 불안한 투자심리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이날 오전에도 북한의 해안포 발사 소식에 코스피 지수는 1620선을 무너뜨리며 연저점을 경신하기도 했다. 돌발적인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만큼 투자심리가 여전히 나약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투자심리는 글로벌 증시의 안정세와 국내증시의 반등이 지속된다면 자연스레 강화될 수 있는 부분이다. 실제로 변동성 지수인 VIX와 VXN도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지수가 안정세를 되찾을수록 투자심리가 완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북한발 악재에 잠시 흔들렸지만 반대로 빠르게 낙폭을 회복한 부분은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미 현지시각 27일 오후 9시부터 오바마 대통령의 연두교서 발표가 예정돼있다. 현재 시장에 민감한 변수인 금융규제안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이 어떤 추가 설명을 내놓을지 관심거리다. 현재 시장에서는 금융규제안이 경기회복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한도내에서 이뤄지거나 혹은 오히려 투자자들에게 안도감을 주는 방향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그 내용에 따라 증시의 반등 강도가 결정될 수 있는 만큼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편 이날 오전 11시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10.79포인트(0.66%) 오른 1636.27을 기록하고 있다. 개인이 180억원의 매도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450억원, 100억원의 매수세를 유지중이다. 프로그램 매물은 1000억원 가량 출회되고 있다. 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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