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전망]새해의 기대감은 크지만

경기모멘텀 고점논란 등 기대감 낮춰야

[아시아경제 김지은 기자] 2010년 경인년의 첫 주식시장이다. 새해에는 많은 것들을 다짐하고 소망하듯이 투자자들이 갖는 기대감도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다. 특히 지난 한 해 국내 주식시장이 충격에서 빠르게 벗어나면서 올 한해에 대한, 특히 1월효과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다짐이 너무 크면 작심삼일에 그치는 법, 기대감 역시 낮출 필요가 있어 보인다. 기대감을 낮출 필요가 있다는 주장에는 3가지 이유가 뒷받침된다. 경기 모멘텀의 고점 논란과 달러의 강세 흐름, 이에 따른 수급적인 취약점 등이 바로 그것이다. 경기모멘텀에 대한 우려는 이미 지난 주말 뉴욕증시에서 확인됐다.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인 12월31일 뉴욕증시는 1% 이상 하락한 채 거래를 마감했다. 고용지표가 양호한 개선세를 보였지만 뚜렷한 경기회복 시그널이 오히려 경기부양책 종료에 대한 우려감으로 연결됐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 연준(Fed)이 양적 완화정책으로 시행하고 있는 모기지증권(MBS) 매입이 3월에 종료될 예정이며, 최대 8000달러에 달하는 생애 첫 주택구입자금 지원 역시 4월에 종료된다. 중국의 경우에도 미집행 경기부양 자금이 1분기 내에 소진될 예정인데다, 우리나라 역시 신차구매를 위한 세제지원이 12월 말로 종료됐고, 신축 주택에 대한 양도세 감면 혜택 역시 2월에 종료될 예정이다. 지난 한 해동안 경기가 빠르게 회복되고, 주식시장 역시 이에 발을 맞출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가 대규모 경기부양책이었음을 감안한다면, 세계 각국의 부양책의 종료는 쉽게 지나칠 수 없는 부분이다. 글로벌 재고 사이클 역시 주목할 필요가 있다. 토러스투자증권은 1분기 후반부에는 글로벌 재고 사이클이 고점을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국내외 소순환 경기사이클인 재고 사이클은 1년 상승과 1년 하락을 반복하고 있고, 주식시장 역시 이에 민감하게 반응해왔다. 현재 새로운 성장동력이 부각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재고 순환지표 등이 둔화될 경우 주식시장 역시 동반 조정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증권사의 지적이다.
달러의 움직임도 중요한 변수다. 지난해 12월 달러의 급반등세가 빠르게 진행됐는데 이는 미국 경제지표의 호전된 흐름 및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 등이 맞물린 결과다. 미국의 고용지표에서도 회복세가 나타나는 등 경제지표가 더욱 호전되고 있음을 감안한다면 달러가 강세 흐름을 지속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달러가치의 상승은 달러 캐리 트레이드의 청산 압력을 부추기면서 외국인들의 국내 증시 이탈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로 연결되는데, 달러캐리 청산까지는 아니더라도 외국인이 적극적인 매수세를 지속하지 않을 가능성은 상당하다. 지난 한 해 국내증시의 급등세를 주도한 것이 32조원이라는 대규모 자금을 투입한 외국인의 힘이었음을 감안한다면 이들의 매수세가 주춤해질 경우 시장 흐름 역시 즉각적인 반응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증시가 1700선을 눈앞에 두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30일 기준 국내 주식형 펀드는 엿새째 순유출을 기록했는데, 지수가 오를수록 펀드 환매 압력이 높아지고 있음을 의미하는 부분이다. 기관 역시 펀드 환매 압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새해 첫 출근길에는 폭설로 인해 곳곳에서 정체가 나타나고 있다. 오랜만에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왔다고 반가워했지만, 눈이 지나치게 많이 내리면 마냥 강아지처럼 좋아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설레는 눈이 많이 내리면 오히려 출근길의 발목을 붙잡듯이, 무턱대고 커지는 기대감을 주의해야 할 때다. 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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