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공사, '나눔의 씨앗'뿌린다

노후주택 고쳐주기, 다문화가정 문화탐방, 사랑의 쌀 전달 등 광폭 행보[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여름에 날씨가 더워도 모기 등 벌레 때문에 문을 열어 놓을 수 없었는데, 이렇게 방충문을 설치하고 곰팡이 킨 부엌바닥까지 공사를 하니 새 집 같은 느낌이예요.”지난 8월 4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법곳동에 사는 유 모씨(78세)의 눈가엔 잔잔한 이슬이 맺혔다. 유 씨는 저소득 독거노인으로 정부 보조금에 겨우 의지해 생활하다보니 주택 노후가 심각해져도 고칠 엄두가 나지 않았다. 장마로 집안 곳곳은 공팡이가 폈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다. 다행히 농어촌공사가 펼치고 있는 농어촌 노후주택 고쳐주기 대상자에 선정되면서 말끔하게 수선됐다. 농어촌공사 임직원과 대학 봉사자들은 유 씨의 집을 방문해 방충문을 설치하고, 부엌바닥 방수공사 및 장판교체, 벽채 및 대문도색작업 등의 봉사활동을 펼쳤다. 혼자 사는 노인이나 저소득층, 소년소녀가장, 다문화가정 등 농촌에서 소외된 채 어렵게 살아가는 가구들에 대한 한국농어촌공사의 봉사활동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대표적인 활동이 바로 오래된 집을 고쳐주는 다솜둥지복지재단의 ‘농촌노후주택 고쳐주기’행사다.다솜둥지복지재단은 2007년 농어촌공사가 농촌노후주택 고쳐주기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한 비영리재단으로 출범 첫해 37가구, 지난해 38가구 등 75가구의 노후된 농촌주택을 수리해, 농촌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편안한 보금자리를 마련해줬다.올해 농어촌 집 고쳐주기 봉사활동에는 17개 대학의 자원봉사자(265명), 장태평 농식품부장관을 비롯한 농식품부 직원, 한국농어촌공사 임직원 등 900여명이 참여, 지난해(38가구)에 비해 대폭 확대한 113가구에 대해 봉사활동을 실시했다.집수리에 소요되는 비용은 다솜둥지복지재단 후원회원인 농식품부와 한국농어촌공사 임직원의 후원금과 기타 성금으로 충당된다. 또 노후주택 고쳐주기 봉사활동에 뜻을 같이하는 지역 건축 관련업체 등에서 지원하는 자재와 장비 등도 큰 도움이 된다. 노후주택 봉사활동에는 홍문표 농어촌공사 사장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여름 충남 예산을 방문, 농어촌지역 독거노인 등 소외계층의 노후주택 고쳐주기 행사에 참석, 자원봉사자들과 페인트칠 등 봉사활동을 함께했다. 홍 사장은 페인트칠 뿐만 아니라 전기시설 정비, 지붕개량, 장판교체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전개했다.그는 또 지난 17일 임직원 150명이 참가한 가운데 ‘사랑의 쌀 나누기 행사’를 가지기도 했다. 이날 농어촌공사는 20kg들이 630포대의 쌀을 구입해 안양, 의왕시 관내 장애인·노인복지시설과 소년·소녀가장, 독거노인가구에 전달했다. 쌀값 2600만원은 공사 법인카드 사용에 따른 포인트로 지급됐으며 본사에 이어 전국 지사에서도 6000만원 상당의 포인트를 이용해 어려운 이웃을 도울 계획이다. 공사 관계자는 “쌀값하락으로 시름하는 농업인에게 도움을 주고 연말을 맞아 소외된 이웃에게 따뜻한 사랑을 나누기 위해 쌀을 지원키로 했다”고 말했다. 농어촌공사는 농촌지역을 중심으로 해마다 늘어나는 다문화 가정을 위한 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 한국을 조금 더 쉽게 이해하기 위해 한국 문화탐방 행사를 가지는가 하면 모국방문 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농어업인의 소득과 권익 실현을 위해서는 농어촌지역의 주력으로 등장하고 있는 다문화가정의 정착을 도와야 한다는 판단에서다.사실 농어촌지역의 고령화와 결혼기피현상은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농어촌에 빈자리를 채워주며 희망을 이어가는 이들이 있다. 바로 결혼이민 여성들이다. 통계에 의하면 농어업인 남성 10명중 4명은 외국여성과 결혼하고 있고, 전체 비율로 따져도 4쌍중 한 쌍은 국제결혼 부부라고 한다. 문제는 다문화 가정이 정착하기까지는 어려움이 많다.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사회적응과 자녀양육 문제 등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이에 농어촌 공사는 농어촌지역 다문화가정 12가구를 초청해 경복궁, 민속박물관, 코엑스 등 서울명소를 돌아보고 한국의 문화와 역사를 소개하는 행사를 가지고 있다. 행사에 참가한 결혼이민여성은 “가을걷이 끝내고 모처럼 여유있는 시간이었다. 특히 아이가 서울나들이에 설레는 모습이었다”며 낯설어하면서도 아이를 보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농어촌공사 관계자는 “다문화가정은 출신국가와 우리나라를 잇는 민간외교관이며, 자녀들은 두개의 언어와 문화를 이해하는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수 있다. 그 가능성을 위해 공사에서도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으려 한다”고 밝혔다.농어촌공사는 전국에서 다문화가정 13가구를 선정하여 연말까지 베트남, 중국, 필리핀 등 모국방문을 지원하는 한편, 노후주택 고쳐주기 등 다각적인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이규성 기자 bobos@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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