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시장 빅뱅>쌀가공식품 산업 활성화 날개 단다

김재수 총영사(왼편), 양향자 이사장(가운데), 하영제 차관이 시식회를 열며 떡볶이를 직접 나눠주고 있다.

[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경기도 고양 인근 백마부대 장병들은 요즘 신이난다. 지난달부터 한 달에 한 번 꼴로 배식 받던 쌀국수를 3회로 늘었기 때문이다. 라면이외에 ‘이렇다’할 간식이 없던 장병의 입장에선 쌀국수는 별미 중에 별미이기 때문이다.이는 농림수산식품부가 쌀 가공제품 활용방안 차원에서 국방부와 공동으로 진행된 사례다. 농식품부는 이외에도 건빵의 쌀 함유량을 현재의 13%에서 30%로 상향조정해 전 장병에게 10월부터 시범급식을 실시하고 있다. 오는 2010년부터는 생일을 맞는 장병에게는 쌀 케익을 무상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아침 결식, 육류 및 밀 소비 증대 등 우리의 식생활이 변화하면서 쌀 소비량이 급격히 감소하자 정부가 쌀 소비를 늘리기 위해 팔을 걷어 붙였다. 우리 국민이 한 사람이 1년간 소비하는 쌀량은 지난 2003년 83kg에서 2005년 80.7kg, 2007년 76.9kg으로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오는 2013년이면 쌀소비량은 65kg에 불과한 실적이다. 반면 영농기술이 발전하면서 벼의 수확량을 크게 증가해 연간 16만톤 내외 잉여물량이 발생하고 있다.쌀의 잉여물량을 흡수해야 할 쌀가공식품 시장은 여전히 걸음마 수준에 머물고 있다. 낮은 기술 수준, 높은 쌀 가격이 시장 활성화에 장애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임정빈 농식품부 식량정책과장은 “쌀가공식품은 전체 식품 시장의 3% 수준으로 가공용 쌀을 이용하는 비율은 일본의 절반이하”라고 말했다. 쌀 가공식품에서 소비하는 쌀량은 연간 27만톤(국내 생산량의 6%), 매출액은 약 1조8000억원에 불과할 실정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쌀 잉여물량을 활용하기 위한 방안으로 쌀가공식품 시장 확대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선봉은 주무부서인 농식품부가 앞장서고 있다. 오는 2012년까지 가공용 쌀 사용 비중을 생산량의 10% 수준으로 확대하는 것으로 목표로 제품개발 및 품질 향상을 위한 R&D확대, 가격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한시적 가격인하 및 안정적 원료 공급, 조세감면 등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밀가루 제품과 경쟁 가능하도록 쌀 공급가격을 한시적으로 인하했다. 정부쌀(2005년산)은 재고비용 등을 감안해 가격을 기존 키로당 1446원에서 1000원으로 인하했다. 3년 이상 보관된 정부쌀(국산)은 가공용으로 공급이 가능하게 했고, 가공용 수입쌀의 할인공급 대상 품목도 확대했다. 대규모의 쌀가루 제분공장의 설립도 추진한다. 쌀 가공업체들은 대부분 중소기업들인데 떡방앗간 수준의 시설에서 물에 불리고 빻다 보면 각각의 가공제품에 적합한 품질 좋은 쌀가루를 얻기 힘들다. 소비자들이 알게 모르게 많은 양의 밀을 섭취(1인당 연간 소비량이 34㎏으로 쌀의 절반)하는 까닭은 바로 양질의 밀가루를 대량 공급할 수 있는 제분 산업이 발달돼 있기 때문이다.하지만 대규모 제분공장체제로 전환될 경우 기술개발이 촉진돼 떡 이외 과자, 면류, 빵류 등 다양한 상품개발이 가능하다. 또한 주류, 면류 등 용도별 품종개발, 생산자·식품업계간 계약재배도 확대할 계획이다. 국순당 청주원료인 ‘설갱벼’의 경우 밥맛은 없으나 주류 생산에 적합해 계약 재배를 실시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쌀을 이용한 가공제품 가운데 떡볶이의 상품성에 주목하고 있다. 떡볶이는 규격화와 표준화, 대중화 등의 가능성이 커 ‘한식 세계화 사업’의 일환으로 상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현재 떡볶이용 가래떡은 총 11만 톤이 생산되며, 쌀 원료가 55%, 밀이 45%를 차지하고 있다. 쌀은 대부분 수입산 쌀을 이용하고 있다. 떡볶이용 가래떡 시장규모는 2100억원 수준이지만 판매시장은 연간 8950억 원에 달한다. 지난해 미국, 호주, 독일, 일본, 대만 등에 11만6000달러(114톤) 수출 실적도 거두고 있다. 문제는 떡볶이의 잠재력은 높지만 이를 활용하기 위핸 신제품 개발이나 품질관리는 여전히 낙후되어 있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원가 상승에 따라 수입 밀을 45%나 사용하고 쌀 원료사용은 기피하고 있다. 이에 따라 농식품부는 떡볶이 산업육성을 위해 오는 2013년까지 139억 원을 투입해 쌀 떡볶이 가래떡 생산을 현재 4만 톤에서 10만 톤까지 늘리고, 기존 9000억원 대의 떡볶이 시장을 1조6000억 원 시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신제품 및 신메뉴 개발도 추가로 100개 이상 개발하고, 수출도 1700만 달러까지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수출확대를 위해 떡볶이 브랜드 개발 및 해외홍보 추진과 함께 프랜차이즈 수출기업도 육성하고 있다. 제너시스 BBQ의 ‘올리브떡볶이’, 오투스페이스의 ‘아딸’ 등이 대표적이다. 떡볶이의 세계화를 위해 해외 홍보행사도 연이어 개최하고 있다. 농수산물유통공사(aT)는 지난 14일 우리나의 매운 음식을 일본시장에 알리기 위해 일본 도쿄의 빅사이트 전시장에서 '코리안 핫푸드쇼'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떡볶이 연구소에서 개발한 다양한 떡볶이 제품을 선보여 일본인들의 눈길을 끌었다. 윤장배 aT 사장은 "최근 세계적으로 매운 음식에 대한 관심이 확산되는 추세"라면서 "떡볶이 등 한국음식의 매운 맛은 일본 스시의 부드러운 맛과 대비되는 강한 흡입력이 있어 일본시장에서도 빠른 시일 내에 대중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규성 기자 bobos@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정치경제부 이규성 기자 bobos@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