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전망]경기회복, 믿을만 한가

엇갈린 경제지표에 투자자 혼란...수급악화도 부담

[아시아경제 김지은 기자]지난 새벽 뉴욕증시가 소폭 하락했다는 한 외신의 보도에 수많은 댓글이 달리며, 누리꾼들 사이에서의 한바탕 논쟁이 벌어졌다. 지금의 경기회복이 정책적 효과에 의한 회복(Policy recovery)인지, 아니면 진정한 경기회복(Real recovery)인지가 주제였다. 많은 투자자들이 경기회복에 대해 의구심을 품기 시작했다. 이미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 아니 경기회복에 대한 확신으로 다우지수는 1만선을 눈앞에 두고 있는데 이 시점에서 다시 경기회복 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일부 지표에서 지속적으로 엇갈리는 지표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주택지표는 예상보다 개선되면서 주택시장이 최악의 침체국면에서 벗어났음을 보여줬지만, 9월 소비자신뢰지수는 예상을 뒤엎고 하락세로 돌아섰다. 미국 경제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소비 부문에서 부정적인 지표가 나오고 있으니 투자자들이 혼란스러운 것도 당연하다. 론 키두 코자드애셋 CIO는 "소비자들이 움직여야 안정된 경기회복을 이룰 수 있지만, 소비자들이 경기에 대해 신뢰하지 못하고 있다면 그들의 지출을 기대하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번 주 후반 고용지표 발표를 앞두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시장이 가장 기피하고, 가장 두려워하는 고용지표 발표를 앞두고 지수가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란 쉽지 않다. 경기회복에 대한 논란이 펀더멘털 측면에서의 악재라면, 수급적인 측면에서도 악재는 존재한다. 바로 국내증시로 돌아올 줄 모르는 외국인이 그것이다. 외국인은 전날까지 현물시장에서 4거래일 연속 순매도세를 지속했고, 비차익거래를 통해서도 14거래일만에 매도세로 방향을 틀었다. 비차익거래를 통한 매물이 크지 않았지만, 비차익거래는 외국인의 매수 창구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서 매수세가 중단됐다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한 전날 코스피 지수가 1% 가까운 상승세를 보였다고 하지만, 정작 매수 주체는 프로그램 매매, 즉 기계적인 움직임에 불과했다. 물론 프로그램 매수세가 유입된 것 역시 외국인이 선물 시장에서 강도높은 매수세를 보인 것이 원인으로 작용하기는 했지만, 이 역시 시장을 좋게 보고 매수에 나선 것이 아니라 기존 매도 포지션의 청산이 대부분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프로그램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지수의 하락을 막아냈으니 급격한 조정을 예상하기도 쉽지 않지만, 그렇다고 뚜렷한 매수 주체가 없는 상황에서 지수가 상승탄력을 유지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어렵다. 또한 거래량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는 점을 보더라도 투자자들의 관망심리가 짙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얼마 남지 않은 실적시즌에 대한 부담감도 크다. 3분기 실적도 나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문제는 주가 상승속도가 너무 빨랐다는 점이다.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2분기 어닝시즌을 앞둔 지난 6월에는 실적이 하향조정됐음에도 불구하고 주가 상승으로 PER이 높아진 기업이 전체의 27%를 차지했지만, 9월 들어서는 이 비율이 53%로 크게 늘었다. 그만큼 기업이익 개선에 비해 주가 상승세가 빨랐다는 뜻이다. 이는 기대가 컸던 만큼 기대치를 충족시켜 줘야 하는 기업이 늘어났다는 뜻도 된다.
길을 찾아 나서기에는 주변이 너무 어두워보인다. 조금 더 날이 밝아진 후 움직이는 것이 효율적이면서도 안전한 방법이다. 어두울 때 길을 찾아 나서면 조금 더 빨리 도착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길을 잃을 확률도 더 높아진다. 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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