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기골프 '짜릿하면서도 열받지는 않게'

승자독식 막기 위해 '오빠삼삼해'에서 '오빠나도삼삼해영'까지 변형스킨스 확산

내기골프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지구촌에서 가장 내기를 좋아하는 골퍼들이 한국인들이라는 통계가 있다. 실제 골프인터넷사이트 등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국내 골퍼들은 적어도 80% 이상이 내기를 한다는 자료도 나와있다. 내기값은 1타에 5000원에서 1만원이 가장 많았다. 골프에서의 내기는 당연히 승부욕을 북돋아주는, 이를테면 '감초'역할을 한다.하지만 "돈 잃고, 속좋은 사람이 없다"라는 말도 있다. 단돈 1000원이라도 잃게 되면 기분이 좋을리 없다. 그래서 가장 좋은 내기방법은 플레이 당시에는 피말리는 긴장감을 주면서도 라운드 후에는 크게 딴 사람도, 많이 잃은 사람도 없어야 한다. 그래서 다양한 내기방법을 알아봤다.▲ '남들은 어떻게 노나'= 에이스골프닷컴(www.acegolf.com)에서 2684명에게 어떤 내기를 즐기냐고 물었다. 가장 보편적인 내기는 역시 스킨스였다. 응답자의 절반 가량(50%)이 대답했다. 스킨스는 일정한 돈을 내고 매홀 가장 좋은 스코어를 기록하는 골퍼가 돈을 가져가는 방식이다. 타수 차에 따라 돈을 주는 스트로크는 20%, 홀별로 승부를 가리는 홀매치는 18%였다.내기돈은 1만원 이하가 64%로 대세였다. 1만원을 초과하는 골퍼들이 12%, 5만원 이상의 '간 큰 골퍼'들은 3%에 불과했다. 상대적으로 1000원 이하의 '쫀쫀한 골퍼'들도 10%나 됐다. 공통점은 63%의 골퍼들이 판돈을 두 배로 키우는 '배판'이 포함됐다는 점이다. 배판의 배판, 다시말해 4배까지 판을 키워 일확천금을 노리는 골퍼들도 9%나 나왔다.▲ '가장 재미있는 내기는'= 그렇다면 가장 재미있는 내기는 어떤 종류일까. 아마추어골퍼들은 일단 스킨스를 선호했다. 보통 스킨스는 1인당 5만원이나 10만원씩 내고 18개의 스킨(1만원이나 2만원)을 만든다. 나머지 2개는 파3홀에서의 니어리스트 몫이다. 매 홀 승자가 1개의 스킨을 가져가고, 5개 이상이 되면 이때부터 승자독식을 막기 위해 OECD룰이 적용된다.오빠삼삼해(오비, 벙커, 트리플, 3퍼트, 해저드) 출발점이다. 오빠가 삼삼해(가라스윙 금지 추가), 오빠도삼삼해(도로 추가), 오빠나도삼삼해(나무 추가), 오빠나도삼삼해영(영어사용 추가)등 변형스킨스가 있다. 조폭스킨스는 트리플보기 이상을 하면 가져간 돈 모두를 내놓아야하고, 버디를 하면 다른사람의 돈까지 다 가져갈 수 있다. 마지막홀에서 버디를 하면 '싹쓸이'를 하는 셈이다.▲ '진검승부는 스트로크로'= 스킨스가 재미없다면 어쩔수 없다. 스트로크로 승부를 가리는 수 밖에. 스트로크는 당연히 1타에 일정한 금액의 돈을 걸고 매홀 타수별로 계산하는 방식이다. 1타값은 물론 1000원일 수도 있고, 10000만원일 수도 있다. 1타값을 1000원(배판은 2000원)으로 적게 하는 반면 버디값은 1만원으로 하면 보다 공격적인 플레이를 유도할 수 있다. 1타값이 얼마든지간에 너무 많은 돈을 잃지 않게 '페이백 서비스'를 적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를테면 5만원이든 10만원이든 상한선을 정해놓고 그 이상을 잃게 되면 돈을 딴 사람들이 비율대로 걷어 돈을 되돌려주는 제도이다. 라이벌이 있다면 스트로크내기를 하면서 둘만의 홀매치를 더할 수도 있다.▲ '우리는 친목파'= 기량차이가 크거나 자주 만나는 사이가 아닐 때는 주로 라스베가스 방식이 애용된다. 전홀의 1- 4, 2- 3등으로 한편을 정하거나 티 샷의 좌우방향에 따라 '좌탄우탄'으로 팀을 구성한 뒤 스코어를 합산해 돈을 주고받는다. 하급자들의 경우에는 줄을 잘서면 오히려 돈을 딸 수 있는 '횡재수'가 있다는 장점이 있다.이른바 '더블파'를 하고도 버디한 동반자 덕에 '버디값'을 받을 수도 있다. 한 사람이 아웃오브바운스(OB)를 냈다면 같은 편이 되지 않기 위해서 반대편으로 치기위해 사력을 다하는 진풍경도 연출된다. 후세인방식은 이라크의 후세인 대통령이 미국이 주도한 다국적군과 맞섰다는데서 착안됐다. 전홀의 2위가 스코어에 3을 곱해 나머지 3명의 점수를 합산한 스코어와 비교해 돈을 주고받는다.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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