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를수록 불안감도 커져..상품가격 하락 간과할 수 없어
"시장 전문가들이 '너무 많이 올랐다'고 입을 모아도 시장은 상승세를 지속한다. 시장은 놀라울 정도로 강하다"한 이코노미스트가 글로벌 증시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시장이 너무 많이 오른 것에 대해서는 모두가 인지하고 있는 사실이지만, 시장이 상승세를 멈춘다고 보는 시각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만큼 투자심리가 강하게 살아있다는 뜻이다. 투자심리가 점차 강해지는 것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하나 둘씩 가시화되고 있는데 만족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은 지난 3월 저점을 찍은 이후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1차 랠리를 펼쳐왔고, 그 기대감을 실적을 통해 확인하면서 2차 랠리를 펼쳤다. 현재 나오고 있는 경기회복 시그널은 이미 기대감으로, 또 기대감의 확인으로 1~2차 랠리에서 모두 반영한 상황이지만, 1600선을 넘어선 코스피 지수는 1~2차 랠리에서 반영했던 기대감과 만족감을 다시금 꺼내보며 또다시 3차 랠리 엔진을 가동하고 있다. 물론 전날 뉴욕시장에서 확인했던 것처럼 시장의 경기회복 추세는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시장 친화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벤 버냉키 미 연준(Fed) 의장이 연임됨에 따라 현재 진행되고 있는 경기관련 정책이 일관되게 집행될 것 또한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새로운 모멘텀이 될 수 있다. 이는 시장의 상승 방향성에 대해 의심할 여지가 없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그런데 문제는 방향성이 아니라 속도다. 손댈 수 없을 정도로 뜨거워진 엔진을 억지로 재가동시키면 엔진은 녹아내리고, 그것을 수리하는데 만만치 않은 비용이 들어간다. 엔진을 잠시 식혔다가 다시 움직이면 될 것을 억지로 끌고가려하면 자칫 배보다 배꼽이 더 클 수 있다. 시장이 상승세를 지속할 것임을 알지만, 그만큼 놀라운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시장 전문가들이 '많이 올랐지만..'이라는 전제조건을 붙이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투자심리가 여전히 강하다고 하더라도 시장이 오를수록 투자자들의 불안감도 커져간다. 공포지수라고 알려진 VIX지수가 일시적으로 22.58선까지 추락한 후 25선을 회복했고, VXN지수 역시 24선에서 더블 바톰(Double bottom)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그간의 시장에 상승탄력을 강화시켰던 상품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선 점도 주목할 만 하다.
WTI는 전날 장 중 연중최고치인 배럴당 75달러대로 상승하기도 했지만 다시 3%의 급락세를 보이며 72달러대로 후퇴했다. 브렌트유 역시 이전 고점 밑으로 하락하며 차익매물이 나왔다. 구리가격도 고평가 인식이 확산되며 2%의 약세를 기록했다. 구리의 경우 7월 중국 구리수입이 27%나 감소했다는 악재도 가격급락을 이끌었다.경기가 회복되면 상품가격이 오르는 것은 당연하지만 상품가격이 급락한 것, 중국의 구리 수입이 급감했다는 점은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추세는 확실하지만 투자심리가 정말 강한지, 혹은 차라리 조정을 기다리는 것이 아닌지 의심이 된다. 주가가 낮은 수준이라면, 일부 삐그덕거리는 신호가 사라지기 전에 매수에 나서야 하지만, 이미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는 주가 수준에서 부정적인 신호를 무시하기가 쉽지 않다. 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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