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국 고속철도 수주 '불꽃 경쟁'

각국 정부가 금융 위기에 따른 불황책으로 인프라 투자 위주의 경기부양책을 추진하면서 거대 경제효과를 유발시키는 고속철도 사업이 특히 각광받고 있다.이런 가운데 일본의 신칸센이 베트남을 종단하는 남북고속철도 사업자로 잠정 선정돼 고속철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과 프랑스, 독일, 캐나다 등 각국의 경쟁이 한층 과열되고 있다.13일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베트남 국영철도회사가 북부에 위치한 수도 하노이와 남부 상업도시 호찌민 시를 잇는 1560km 길이의 남북고속철도에 일본의 신칸센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신칸센은 일본의 자체 기술에 의해 1964년 세계 최초로 시속 200km가 넘는 속도를 실현한 고속철도다. 2020년 완공예정인 베트남 남북고속철은 총 사업비 560억달러(약 6조9200억원)가 투입되는 거대사업인 만큼 이 계획은 일본 정부가 추진 중인 '동아시아광역개발계획'의 핵심 인프라가 될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고속철도 사업은 철도 차량 제조뿐아니라 철로 건설, 제어와 신호시스템 운영·유지관리 보수 등에 걸친 총체적 산업인 만큼 경제적 파급효과가 크다. 또한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어 각국의 친환경 정책과도 취지가 맞아 미국을 포함해 각국에서 건설계획이 잇따르고 있다. 따라서 넘쳐나는 고속철도 건설 공사를 수주하려는 관련국들의 경쟁은 치열할 수 밖에 없다.특히 미국의 로스엔젤레스-샌프란시스코와 뉴욕-워싱턴 구간 고속철도 건설에는 일본을 포함해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 등 쟁쟁한 기술보유국들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미국 고속철 사업을 수주할 경우 다른 국가들의 고속철 수주 경쟁에서 우위에 설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지난 2월 아소 다로(麻生太郞) 총리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자리에서 고속철 관련 기술 이전에 대해 적극적인 입장을 피력하면서 '신칸센 외교'로 주목받기도 했다. 그러나 테제베(TGV)로 일찍부터 고속철 기술을 인정받은 프랑스와 독일, 캐나다, 이탈리아 등도 일본에게는 만만치 않은 경쟁상대다.미국 이외에도 유럽에서는 이탈리아가 로마-밀라노 구간에 고속철을 건설할 예정이며, 프랑스는 TGV 노선 연장을 추진하고 있다. 신흥국 중에서는 중국이 베이징-상하이 구간을 포함한 8개 노선에 고속철을 건설할 계획이며, 인도는 뭄바이-델리 구간에 고속철도를 건설하고 있다. 또한 브라질은 2014년 완공을 목표로 리우데자네이루-상파울루 간을 잇는 고속철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KTX' 고속철 시스템을 갖춘 한국도 아시아, 중남미, 중동 시장에서의 고속철 건설 수주에 참여하기 위해 치열한 물밑경쟁에 나서고 있다. 배수경 기자 sue6870@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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