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반도체업계가 손떼는 지금이 적기"LG전자.현대차등과 공동개발로 사업확대"전세계 반도체 업계가 비메모리 반도체(시스템 반도체) 사업을 포기하고 있는 지금은 우리나라로서는 굉장한 기회입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을 총괄 하고 있는 권오현 사장이 최근 공식 석상에서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의 본격 확대 의지를 내비쳤다. 메모리 반도체보다 훨씬 큰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이익을 본격적으로 창출하겠다는 각오다. 삼성전자의 끝없는 식욕이 이제 시스템 반도체로 향하고 있는 형국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LG전자와 시스템 반도체 공동 개발을 선언했다. LG전자는 반도체 사업부를 하이닉스에 매각하기 전까지 직접 반도체를 생산했으며 여전히 상당한 반도체 설계능력을 갖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LG전자가 반도체를 생산하지는 않지만 내부적으로는 휴대폰이나 가전제품에 들어가는 반도체의 핵심 설계능력은 갖추고 있다"며 "삼성전자 측에서도 이번 공동개발을 통해 상당한 이익을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와의 차량용 반도체 개발 협력 역시 같은 사례다.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삼성이 가진 생산능력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복안이다. 저장능력을 가진 메모리 반도체를 제외한 나머지 제품을 시스템 반도체, 혹은 비메모리 반도체라고 칭한다. 국내 기업들이 40% 가까이 점유하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과는 달리 시스템 반도체 부문은 CPU의 절대강자 인텔 등 선진국 브랜드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시장 규모도 훨씬 크다. 업계는 전체 반도체 시장서 시스템 반도체가 차지하는 점유율이 75% 이상인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그간 삼성전기를 통해 시스템 반도체 시장서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왔으며 매출 역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메모리 반도체의 매출비중이 워낙 커 크게 부각되지 않았었다. 또 전반적인 반도체 불황이 닥치면서 성장성의 한계가 지적됐었다. 그러나 기본적인 시장 잠재력이 큰데다 기존 강자인 NEC가 RENESAS에 인수되는 등 시장 구조조정이 본격화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선 배경이다. 설비 투자도 적극 진행된다. 권 사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상반기 수준(8000억원)을 상회하는 메모리 분야 설비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혀 하반기에 1조원 이상이 투자될 것임을 짐작케 했다.삼성전자 한 관계자는 "시스템 반도체가 워낙 다품종 소량생산의 시장인데다 아직 삼성전자의 시장 점유율이 크지 않다"며 "그러나 시장규모는 전세계 반도체 시장의 3/4일 만큼 성장 잠재력이 많아 삼성전자의 사업군과 연계를 통해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의 시스템 반도체 개발에 먼저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경희 기자 khwo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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