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꺼진 방에선 무슨 일이?

별의별 방 다 있네?

#소개팅에 나간 여대생 A모씨는 소개팅남과 술을 곁들인 저녁식사 후 근처 DVD방에서 영화를 보자는 제안을 받는다. DVD방에서 조용히 둘만의 영화감상 시간을 갖는 것은 좋지만 여대생은 순간 'YES'를 하면 순간 쉬운여자로 보여 질까봐 망설일 수 밖에 없다.#2년전 신림동 생활을 시작한 사법고시생 B모씨는 최근 현란한 간판에 정신 을 차릴 수가 없다. PC방, 노래방 등 으례 봐왔던 것들을 넘어서 '키스방'이 라는 나름 새로운 방도 등장, 여자친구 없는 B씨의 마음을 뒤흔들어 놓는다. 한시간에 4~5만원이라는 문구에 선뜻 가볼까도 했지만 시골에 계시는 어머니 생각에 고시원으로 발을 옮긴다.◆'방' 찾으면 수상해?=PC방, 비디오방(DVD방), 노래방이 요즘 더 이상 편한 장소가 아닌, 찾으면 수상한 곳이 됐다. 종전의 ‘방’과 콘셉트가 바뀐 변질 된 ‘방’이 우후죽순 생겨났기 때문이다. 서울 신촌, 대학로, 강남역 등 대 학생들이 밀집한 지역에는 그냥 PC방 대신 칸막이가 크고 높은 커플 PC방이 들어섰고 투명해야 할 비디오방 유리창은 커튼으로 가려졌으며 노래방에서는 침대가 쇼파를 대신하고 있다. PC방, 비디오방, 노래방을 합친 일명 ‘멀티방 ’은 연인과 함께 할 수 있는 오락공간을 사칭한 모텔로 전략하고 있기도 하다. 보통 커플이 2시간 동안 1만5000원 정도의 비용으로 조용한 방에서 오락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멀티방’은 일부 침대처럼 뒤로 젖혀 지는 쇼파와 샤워실까지 갖춘 모텔식 멀티방으로 변신하기도 했다.이들의 공통점은 밀폐된 공간이라도 건전한 오락공간을 가장해 규정을 아슬아슬 하게 넘기고 있으며 남녀 커플손님을 주 타깃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과감한 ‘방’들의 마케팅 전략=젊은 커플들이 자주 이용하는 ‘수상한 방 ’이라지만 지역 쿠폰북에서는 할인권과 함께 홍보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일부 ‘방’ 은 아예 회원제로 운영되며 회원이 생일이거나 기념일일 경우 1 시간 무료 쿠폰을 챙겨주기도 한다. 10회, 20회 방문시 1회 무료 이용권을 주 는 회원전용 스탬프 카드도 기본이다. '수상한 방'을 드나드는 젊은 커플들이 다른 사람 보기 부끄럽지 않은 듯 당당해 보이는 것도 '수상한' 보다는 '편안 한'을 강조한 각종 마케팅 때문. 대기실에는 원두커피와 팝콘을 놔두고 각종 잡지와 케이블TV로 대기자들이 머쓱해지지 않도록 '커피숍' 같은 분위기를 만 들고 있다. ◆은밀한 방..유흥업소 사각지대?=물론 개방적인 방도 있지만 은밀한 방의 기능을 강조하는 곳도 있다. 바로 키스방, 대딸방과 같은 스킨쉽을 강조하는 곳들이 그 주인공이다. "단속도 걸리지 않고 가벼운 스킨쉽을 할 수 있습니다." 한 키스방 업주가 전화 안내를 통해 귀띔해 준 말이다. 심지어 낮에 와도 괜찮다라는 말까지 전해온다. 유사성매매 업소로 분류되는 이들 키스방, 대딸방 등은 강남역, 신림동, 신천 등 술집이 즐비해있는 곳곳에 포진해 있다. 가볍게 (?) 독특한 경험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아지트로 부상했다. 공무원 준비생 김모(29)씨는 "사실 혼자 공부를 하다보면 이런 곳을 찾고 싶은 유혹이 들 때가 많다"며 "홀로 외로운 남성들의 심리를 잘 공략하는 것 같다" 고 털어놨다. ◆무늬만 방?..단란주점화돼가는 노래방=노래방이라고 다같은 노래방이 아니다. '노래방 도우미' 라는 기상천외한 직업(?)여성이 등장하며 노래방은 예전 룸싸롱과 다름이 없어진 지 오래. 단란주점 가서 즐기기에는 비용이 부담스럽고, 아가씨들과 술을 먹고자 하는 직장인들이 즐겨 찾는 곳은 일명 아가씨 노래방을 찾고 있다. 노래방 도우미는 보통 시간당 2~3만당을 지불, 크게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으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서비스도 단계를 나눠, 소위 단란주점급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까지 생격났다는 이야기가 곳곳에서 들려온다. 결국 이들 노래방은 키스방, 대딸방과 같은 성매매유사업소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방의 변화를 두고 성매매방지법 실시 이후에 나타난 변종적인 성매매라고 업계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실제 방에서 끝나지 않고 2차자리까지 가는 경우도 허다하다. 도우미를 고용한 노래방 업소 관계자는 "수요가 있으니 우리도 운영을 하는 것 아니겠냐"며 "방이란 원래 분리된 공간으로 시작한만큼 폐쇄적인 습성을 많이 추구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특별취재팀<ⓒ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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