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이 유로존 경제가 내년 중반기가 돼서야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이브 메르시 룩셈부르크 중앙은행 총재는 “유로존의 경기침체로 인해 금융시스템이 경직될 수 있다”며 “금융부문의 부실로 점진적인 개선 조짐에도 불구하고 경기 회복을 낙관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ECB 정책 위원회 위원인 메르시 총재는 "금융분야의 부실로 많은 유럽 은행들이 파산할 수 있다"며 "ECB 정책결정자들이 이미 이런 가능성을 염두해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ECB는 유로존 국가들의 경제를 적극적으로 개입했던 기존 모습에서 탈피해 국가들의 정책 효과를 감독하는 기구로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지표들은 유로존이 경기 회복을 위해 갈 길이 멀다는 것으로 보여준다. 특히 전날 발표된 독일의 4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8.7% 급감해 1950년 이후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물론 곳곳에서 경기 침체 둔화 징후가 눈에 띄고 있지만 아직 본격적인 회복세에는 진입하지 못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ECB 정책위원들도 유로존의 경기가 바닥을 쳤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으나 최근의 낙관론을 경계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메르시 총재도 “아직 우리는 목표에 도달한 것이 아니고 목표룰 향해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 재무장관들도 현재 유로존에 단일화된 금융 규제기관을 만들자는 제안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ECB 총재를 감독기구 최고 수장으로 올리자는 유럽연합의 주장에는 반발하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김보경 기자 pobo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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