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항공산업 나홀로 실적 개선 가능할까

글로벌 항공산업 침체기속 국내 항공산업만 장밋빛 전망

국내 항공업계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잇따르고 있지만 당분간 현실이 기대감을 충족시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항공산업은 최악의 위기에 직면한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올해 전세계 항공업계의 손실이 9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당초 전망치인 47억 달러 손실의 두 배에 달하는 것이며 지난해 손실 85억달러도 웃도는 규모다. IATA는 신종 인플루엔자 A(H1N1)와 글로벌 리세션이 항공산업 악화의 큰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글로벌 경기 회복의 선봉장 역할을 담당할 중국 조차 항공산업의 침체에 몸살을 앓고 있다. 중국 정부는 결국 국영항공사인 동방항공의 손실 규모가 눈덩어리처럼 커지자 상하이항공과의 합병을 결정했다. 지난해 동방항공과 상하이항공은 양사 합쳐 165억위안(24억달러)의 손실을 기록했으며 올해 들어 중국 정부로부터 각각 90억위안, 10억위안을 지원받았다. 반면 국내 증권업계는 국내 항공운송업에 대해 하반기 항공수요가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과연 국내 항공업계가 글로벌 항공산업의 위축 속에서 독자적으로 회생 가능한 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올해 들어 원·달러 환율이 하향 안정세로 접어들은 데다가 유가도 전년 대비 50% 이상 하락했다는 것이 국내 항공산업에 대한 장밋빛 전망의 주된 근거다. NH투자증권은 원·달러환율이 지난 1·4분기 1416원에서 2분기 1270원대로 하락해 내국인 출국자수가 회복되고 있는 데다가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제트유가는 배럴당 58.6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54.3% 하락하며 국내 항공사들의 수익성 개선에 한몫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종플루로 인해 하락한 주가는 다시 회복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투자증권은 신종플루가 소멸되지 않는다고 가정해도 일회성 악재라며 치사율이 과거 SARS에 비해 현저히 낮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대응이 수월해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같은 전망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우선 원·달러 환율 안정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국내 증시로의 외국인 자금 유입이 언제까지 된다는 보장이 없어 환율 하락 전망도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내 증시가 최근 가파른 상승 뒤 추세 전환의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는 상황에서 외국 자본이 유출된다면 환율은 또다시 상승할 수도 있기 때문. 또 신종플루에 대한 리스크도 지나치게 작게 반영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WHO에 따르면 8일 현재 신종플루 환자는 73개국으로 확산되며 2만5288명으로 늘었다. 호주 콴타스항공은 신종플루로 인해 각 공항의 검역 활동이 강화되는 등 영업환경이 악화돼 수송객수가 5%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알란 조이스 CEO는 내년까지 매우 어두울 것이라며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뿐만 아니라 글로벌 항공사의 CEO들도 2011년이나 돼야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데 동의했다. 항공 화물 수요의 회복 또한 요원해 국내 항공사의 실적 개선에 도움이 못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 항공화물 운송 1위 항공사인 대한항공의 조양호 회장은 지난 7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IATA 회의에서 "미국 소비자들이 아시아 국가들의 상품을 다시 적극적으로 구매하기 전까지는 아직 회복을 말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국내 증권사가 평균적으로 제시한 의 적정주가는 4만8200원으로 전일 대한항공의 종가 3만6000원 대비 33.89% 상승 여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역시 평균 적정주가는 5158원으로 종가 3900원 대비 32.26% 상승여력이 있다.

◇대한항공 주가 그래프

◇아시아나 항공 주가 그래프

투자자들은 국내 증권사의 전망이 이뤄지길 바라고 있으나 국내 항공업계를 둘러싼 환경이 우호적으로 개선될 날은 아직 요원한 것으로 보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은 항공산업 전망이 긍정적이라고 하지만, 정작 항공업체들은 녹록치 않은 상황"이라며 "현재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낙관적인 전망이 되려 실망감을 불러일으킬까 염려된다"고 지적했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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