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스퍼드 대학생들 벗다

영국 명문 옥스퍼드 대학 구내 곳곳에서 일단의 학생이 알몸을 드러내는 사태가 벌어졌다. 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 메일이 전한 사연인즉슨 이들 학생은 누드 달력을 만들기 위해 촬영 중이었다고. 달력 판매 수입금 모두는 가난한 제3세계에 기부한다. 촬영 장소는 보수적인 옥스퍼드 대학에서도 가장 유명하고 유서 깊은 공간들이다. 일례로 도발적인 이미지를 담은 7월 달력의 경우 세 여학생이 훤히 노출된 차월강(江)에서 알몸으로 뱃놀이하는 장면이다. 참나무 패널로 마감된 고풍스러운 도서관에서 알몸으로 공부하고 있는 세 여학생을 담은 사진도 있다. 모든 사진은 흑백 그리고 빨강으로만 처리돼 있다. 7월 뱃놀이는 물론 몇몇 장면의 모델로도 나선 물리학과 여학생 로지 배티(20)는 "뱃놀이 장면 촬영이 가장 곤혹스러웠다"며 "새벽 5시 30분 촬영하는데 인근 기숙사 창문들이 우리를 바라보는 눈길로 후끈 달아올라 있었다"고 들려줬다. 배티는 "하지만 다른 사람들을 돕는다는 생각에 즐거웠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22세의 한 여학생은 "근엄하기만 했던 공간에서 다른 여학생들과 함께 알몸으로 선다는 것은 정말 근사한 경험이었다"고 털어놓았다. 한 교직원은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스티븐 호킹, 25명의 총리를 배출한 옥스퍼드 동문들이 10파운드(약 2만 원)짜리 달력에 당혹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전했다. 이름 밝히기를 꺼린 그는 "내 생전에 이런 일이 있을 줄 꿈이라도 꿨겠는가"라면서도 "하지만 학생들이 즐거운 시간을 갖고 모든 수입금은 자선활동에 쓰인다니 그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위안했다. 이번 캘린더 제작에는 옥스퍼드 소재 자선단체인 트래블에이드의 도움으로 학생 60여 명이 동참했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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