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해 협곡지형 회수 쉽지 않아...영구미제 가능성
한국인 1명 등 228명을 태우고 가다 대서양에 추락한 것으로 보이는 에어프랑스 AF447편 항공사고가 영구 미제로 남을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추락이냐 폭파냐를 두고 여러가지 추측이 나오는 가운데 사건의 기록을 고스란히 담은 블랙박스를 찾기도 쉽지 않아보이기 때문이다.
프랑스 사고조사팀은 3일 파리 북부 부르제 공항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사고당시 정황과 향후 조사방향 등을 처음으로 공개했으나 이번 사고의 단서가 될 만한 내용은 어떤 것도 제시하지 못했다.
조사팀은 심지어 "사고가 발생한 정확한 시각도 모르고 있다"고 밝힌 가운데 사고 원인을 알려줄 '블랙박스' 회수에도 난항이 예상된다.
여객기 잔해가 5km에 걸쳐 발견되고 있는 대서양 해저는 협곡이 많고 울퉁불퉁한 지형인데다 수심이 2700~4300m에 달하고 있다. 이 경우 다이버들의 직접 수색이 불가능해 수중 음파탐지기를 이용하지만 화산과 단단한 바위들이 많아 음파 왜곡이 심하다는 문제가 있다.
잠수정을 활용해 블랙박스를 찾아 나설 것으로 보이나 수심 4000m까지 내려갈 수 있는 잠수정은 많지 않다. 미 해군이 보유한 앨빈 잠수정은 3명이 탑승, 5000m까지 내려갈 수 있다.
광활한 해저에서 단 하나의 블랙박스를 찾는 것도 어렵겠지만 시간적으로도 촉박하다. 블랙박스는 해저 6000m 심해에서 파손되지 않도록 견고히 설계돼 있으며, 물속에 잠기자 마자 핑어(음파발진기)가 작동하면서 1초에 1번씩 라디오 주파를 최장 30일까지 보낸다. 하지만 한달이 넘어 이 신호가 사라지면 블랙박스 회수가 영원히 불가능할 수 있다.
이번 사고항공기는 리우데자네이로 공항을 출발한지 3시간 반만에 지상 관제탑과의 교신이 끊기며 레이더에서 사라졌다. 사고직후 에어프랑스 측은 "여객기가 강한 난기류를 뚫고 운행하던 중 전기누전이 발생했다는 무선 메시지가 10여건 수신됐다"며 "그러나 조종사로부터 긴급 구조요청은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프랑스 사고조사팀은 "항공기가 공중에서 폭발했는지, 바다에 추락해 폭발했는지 현재로서는 알길이 없다"며 "사고 조사는 이제 시작단계에 불과하고, 조사가 마무리되려면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프랑스 사고조사팀은 6월말까지 1차 예비조사 보고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김재은 기자 alad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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