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첫 채권 발행 추진..브릭스 '눈독'

국제통화기금(IMF)가 사상 첫 채권 발행에 나선다. 신흥국에 유동성을 지원하기 위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방안으로 풀이된다. IMF가 채권 발행의 최종 결정을 앞둔 가운데 중국과 러시아, 브라질, 인도 등 이른바 브릭스 국가가 채권 매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브릭스 4개 국가는 이날 IMF 채권 매입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회동을 가졌다. 브라질의 재무장관 기도 만테가는 IMF의 재원을 1조 달러로 4배 확충하는 데 기여하기 위해 채권을 매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채권 매입 규모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러시아 역시 구체적인 매입 규모는 밝히지 않은 채 IMF 채권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러시아의 재무장관 알렉세이 쿠드린은 "러시아는 IMF의 채권에 커다란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매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이달 초 주요20개국(G20) 금융정상회의에서 영국의 고든 브라운 총리가 400억 달러 규모로 IMF 채권에 투자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인도의 경우 매입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IMF는 재원 확충을 위해 지난 1월부터 채권 발행을 추진해 왔다. 일본이 1000억 달러의 기금을 IMF에 출연한 반면 브라질을 포함한 다른 국가는 채권 투자를 선호한다. 유동성 측면에서 채권 매입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만테가 장관은 "상황이 바뀔 때 투자자금을 회수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브릭스는 IMF의 채권이 유통시장에서 거래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IMF가 발행하는 채권은 개인 투자자가 아닌 각 국 중앙은행에 매각된다. 그렇지만 일부에서는 신흥국이 발행하는 국채에 비해 IMF의 채권이 매력적이기 때문에 이들 국가의 국채 금리를 끌어올리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유동성 확보를 위해 IMF의 채권을 유통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할 경우 이 같은 우려가 현실화될 수 있다. 만테가 장관은 "IMF와 브릭스가 채권 투자에 대한 구체적인 조건에 대해 논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채권을 중앙은행의 외환보유고에 편입할 것인지 여부와 IMF가 제공해야 할 금리 등에 대한 논의를 가졌다"며 "채권 금리는 미국 국채 금리보다 크게 높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세부적인 사항에 대한 협상이 내주까지 마무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IMF의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총재는 G20 회의에서 "IMF는 채권을 발행할 권한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을 뿐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황숙혜 기자 snow@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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