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간판급 기업들이 시장에서는 물론 취업을 앞둔 대학생들로부터도 외면당하고 있어 향후 인재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일본의 주간 경제지 닛케이 비즈니스는 최신호에서 이같이 한탄했다. "체력이 다한 기업들로 고용이 무너져, 재원을 잃고 황폐해지는 가이샤(會社)에 희망은 있는가"
일본 취업정보제공업체인 리쿠르트가 내년 봄 졸업 예정인 대학생들을 상대로 조사해 8일 발표한 결과, 지난해 대학생 취업선호도 조사에서 6위를 차지했던 도요타가 96위를 차지해 무려 90계단이나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가전업체인 소니는 지난해 8위에서 29위로 21계단에나 떨어져 충격을 던졌고 샤프는 14위에서 55위로, 캐논은 20위에서 77위로 곤두박질쳐 동병상련의 처지가 됐다.
1위는 철도업체인 JR도카이, 2위는 JR히가시니혼, 3위는 전일본공수(ANA) 등 내수 위주의 여객운수회사가 톱3를 차지했다. 이외에 4위를 차지한 미즈호파이낸셜 그룹을 비롯, 금융업계 5개사가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 제조업체는 과거 전성기 당시 인기순위 상위에만 이름을 올렸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급감으로 실적에 심각한 타격을 입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학생들 사이에서 크게 인기를 잃은 것으로 파악된다.
리쿠르트는 "철도 등 사회인프라 관련 기업은 불황에도 실적이 견조한 반면, 제조업계는 다른 업종에 비해 실적이 좋지 않은데다 연일 언론에 오르내리는 감원 뉴스 탓에 자신의 재능을 발휘할만한 장소가 아니라는 인식을 굳힌 것"이라고 해석했다.
일각에서는 향후 경제를 책임질 대학생들의 인식이 크게 바뀐 데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제조업과 함께 성장해온 일본 경제가 우수한 산업인재를 확보하지 못해 성장에 발목을 잡힐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닛케이 비즈니스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의 파산 건수는 전년보다 23% 증가, 이 여파로 20명 중 1명이 일자리를 잃었고 지역 세수도 7조엔이 줄어드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지난해 4·4분기 국내총생산(GDP)은 마이너스 12.1%로 전후 최악의 수준을 기록했다.
배수경 기자 sue68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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