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2일은 세계 물의 날이다. UN은 올해 물의 날 주제를 'Transboundary Water'로 설정하고 지역·국가에 구분없는 공유 하천 및 수자원의 합리적인 이용과 관리를 위한 협력을 강조한다.
하지만 물로 인한 갈등은 이미 시작됐다. 특히 우리나라는 전국토의 65%가 산악지형으로 홍수와 가뭄에 대한 피해가 극심하다. 이에 각 지자체는 수자원 확보를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정부에서도 다목적 댐을 건설하는 등 수자원의 효율적인 활용을 위해 나섰다.
◇이제는 석유파동이 아닌 물파동에 대비할 때=지구의 물 부존량은 1386백만㎦다. 이중 2.5%만이 담수다. 이중 지하수를 제외한 인간이 쓸 수 있는 담수호의 물 또는 하천수는 약 9만㎦(0.25%)다. 전세계 물을 5리터짜리 용기에 담는다면 인간이 사용하는 담수는 찻숟가락 하나 정도에 해당한다.
지난 1월 세계경제포럼 수자원 이니셔티브 보고서에 따르면 이제는 1970년대 석유파동이 아니라 물파동에 대비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수자원이 부도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세계 수자원 수요는 이미 인구성장률을 크게 넘어서고 있다. 이에 세계 인구의 20(11억명)%가 깨끗한 물을 마시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2025년에는 물 부족으로 매년 농작물 생산량이 미국·인도 연간 생산분(전세계 생산량의 30%)을 합쳐놓은 것만큼 줄어들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우리나라도 물부족국가=우리나라의 물 빈곤 지수(WPI)는 전체 147개국에서 43위 수준이다. 또 29개 OECD국가중 20위를 차지하고 있다.
담수의 가장 큰 공급원인 강수량으로 보면 우리나라의 연평균 강수량은 1.245㎜로 세계 평군의 1.4배로 많아 보인다. 하지만 높은 인구밀도로 1인당 강수량은 2.591㎥로 세계 평균의 약 1/8에 불과하다.
2006년 국토해양부 수자원장기종합게획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수자원 총량은 1965년부터 2003년까지 임남댐 건설에 따른 북한강수계의 유입량 감소로 36억㎥가 감소했다. 하지만 댐 검설 등 이수시설의 확충으로 총 이용량은 1965년 이후 6배 이상 크게 증가했다.
하지만 미래 물 수급 전망은 그다지 밝지 않다. 수자원공사는 오는 2011년 전국적으로 3.4억㎥, 지역적으로 7.9억㎥의 물 부족을 예상하고 있다. 전국 용수수요량은 354억㎥이상인 반면 용수공급량은 352억㎥이하로 수요를 쫓아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 차원에서의 용수공급체계의 조정, 농업용 저수지 재개발, 해수담수화, 찬환경 중소규모 댐 건설 등이 필요하다.
◇홍수, 가뭄 등 자연재해에 특히 약한 한국 수자원 관리 체계=우리나라는 자연재해에 약하다. 자연재해를 통제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얘기나 단시간내에 발생하는 홍수와 긴 시간에 걸쳐 일어나는 가뭄 둘 다 예방과 대책면에서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히 지구온난화가 진행되면서 더욱 강화된 몬순기후는 우리나라의 자연 재해 발생에 부채질을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형적인 면에서도 우리나라는 홍수와 가뭄에 대한 피해가 커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우리나라 하천의 특징은 하천 상류와 하류의 낙차가 크다는 점이다. 물론 각 강마다 차이는 있다. 하지만 대부분이 유속이 빨라 홍수기에 내린 물이 1~3일내 빠져나가 하류의 피해를 더욱 심화시킨다.
최근 10년(1998~2007)간 연간 호우로 인한 사망자가 평균 60명이다. 태풍으로 인한 사망자는 평균 40명으로 전체 재해로 인한 평균 사망자수인 120명의 1/3을 차지한다.
뿐만 아니라 태풍 피해액은 1조원 가량으로 연평균 재해 피해액이 1조9000억원의 절반 가량을 차지한다. 호우 피해액은 약 5000억원 정도다.
지형적인 악조건은 가뭄시 댐에 가둬둔 물이 부족해 하천유용수를 줄이기도 한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가뭄으로 현재 낙동강유역의 본류를 제공하고 있는 안동댐, 임하댐 등은 수위가 최저치에 다다르고 있는 형국이다.
이처럼 가뭄이 지속될 경우 전국적으로 2011년 3.4억㎥의 물 부족이 일어날 전망이다. 또 2020년에는 4.4억㎥까지 물부족 사태가 확산될 전망이다.
◇다목적 댐으로 담수 확보 노력해야=우리나라는 몬순 기후다. 계절풍의 영향을 받는 지역이란 뜻이다. 겨울에는 대륙에서 건조한 바람이 불어 건계(乾季)에 해당하고 여름에는 해양에서 습한 바람이 불어 우계(雨季)에 해당한다. 이에 우리나라 연 강수량의 2/3이 내리는 여름철(6~9월)에 물을 가둬 겨울, 봄에 뿌리면 물 부족분을 해소할 수 있다.
물이 많이 쏟아질때 큰 그릇에 받았다가 물이 없을때 내보내 1년내내 각종 용수 부족을 해결하는 형식이다.
수자원공사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댐유입량은 4.2백만㎥/일에 불과하지만 댐공급량은 19.2백만㎥/일로 약 5배이상 공급할 수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가뭄 해소에 다목적댐이 약이 된다는 소리다.
하지만 2006년 현재 우리나라의 댐 및 저수지 1만8000개 중 300만㎥이상인 댐은 1208개다. 이중 다목적 댐은 총 15개다. 우리나라 다목적 댐이 차지하는 저수용량(유효저수량 기준)은 63% 가량으로 다른 1193개 댐 저수용량보다 1.7배 가량 높은 것으로 조사됐지만 환경단체 등의 반대로 다목적 댐 건설은 요원한 상황이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이번 겨울 낙동강 등의 BOD가 급속도로 올라간 이유는 댐에서 4월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하천유용수를 줄인 까닭"이라며 "현재 전국 수게에서는 안정적인 수자원 공급을 위한 다목적 댐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목적 댐 건설로 인한 안정적인 각종 용수 공급은 하천수 자연 정화와 하천수 이용여건 개선 효과도 볼 수 있다"며 "댐 주변 개발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도 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건설부동산부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