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데이트 폭력 사범 1만 명 돌파
관련법 모조리 계류 중, 일 안하는 국회 성토하는 ‘지하철 광고’ 등장하기도
[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최근 연인 사이에서 벌어지는 ‘데이트 폭력’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는 가운데 그 수치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자유한국당 전희경 의원은 여성가족부와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2015년부터 2018년 6월까지의 데이트 폭력 검거 인원 및 피해 유형 분석자료를 발표했다.
지난해 데이트 폭력으로 검거된 인원은 1만 명이 넘어 2015년 7692명에 비해 크게 증가세를 보였다. 이중 살인(미수 포함)으로 검거된 인원은 2016년 52명, 2017년 67명, 2018년 6월까지는 20명으로 집계됐다.
데이트 폭력이 살인으로 이어지는 끔찍한 결과가 늘어나고 있지만, 국회는 여전히 이 문제에 대해 손을 놓고 있는 상태. 2016년 1월엔 서울 강남구 논현동 빌라 주차장에서 헤어진 연인을 남성이 살해한 사건이 발생해 사회적 충격을 안긴 바 있다.
치안정책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데이트 폭력 가해자 중 20.4%가 1년 내 다시 범죄를 저질렀고, 2년 내 범행 비율 역시 14%로 높은 재범률을 보였다.
지난달 5일엔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에 데이트 폭력법 심사를 촉구하는 광고가 등장해 화제가 됐다. 데이트 폭력으로 인한 잇따른 사고에 법안 발의도 앞 다퉈 이어졌지만, 그 중 단 한 차례 검토 없이 계류 중인 법안이 늘어나자 이를 촉구하는 의견을 광고로 게재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데이트 폭력 범죄 근절을 위해서는 입법을 통해 처벌을 강화하는 동시에 수사기관에서도 이를 엄벌하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는 것이 시급한 예방책이라고 지적한다.
한편 여성에게 맞았다고 신고한 남성도 증가세를 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데이트 폭력을 신고한 피해 남성의 숫자가 2016년 458명에서 2017년 977명으로 늘어났고, 올해 6월까지 피해 접수 건수가 650명에 달했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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