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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법인세 대폭 인하…다른나라는 내리는데 우리만 역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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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3%포인트 인상추진…기업들 투자의지 꺾인다

美법인세 대폭 인하…다른나라는 내리는데 우리만 역주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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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미국 정부가 법인세를 대폭 인하하기로 했다. 미국 뿐 아니라 프랑스와 영국, 일본 등 선진국 대부분이 기업활동을 장려하기 위해 최근 법인세를 내리는 추세다. 그러나 한국만 유독 법인세 인상을 추진하며 역주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7일(현지시간) 미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은 세제개혁안을 공개하고 법인세 최고세율을 현행 35%에서 20%로 인하하기로 했다. 이번 법인세율 인하는 1986년 레이건 정부가 실시한 세제 개정 이후 31년 만이다.


개혁안이 의회를 통과하면 법인세 인하와 함께 개인 소득자 최고 세율도 39.6%에서 35%로 인하된다. 근로자들의 세금도 줄이기로 했다. 현행 7단계로 나눠져 있는 개인소득 과세구간은 3단계로 단순화하고 자녀세액공제 혜택 대상도 늘리도록 했다. 공화당 지도부는 이번 세제개편안이 경제성장을 촉진하고 중산층 가정에 혜택을 줄 것이라고 했다.

미국 뿐 아니라 다른 나라도 최근 잇따라 법인세를 인하하는 분위기다. 프랑스 정부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임기인 향후 5년간 법인세를 총 8.3%포인트 내리겠다고 지난 8월 밝혔다. 프랑스 정부는 2022년까지 33.3%인 현행 법인세율을 25%까지 끌어내리는 단계적 감세 방안을 내년 예산안에 포함시킬 계획이다.


앞서 영국도 1980년대 중반까지 52%에 달했던 세율을 지속적으로 낮춰 올해 19%로 만들었다. 영국은 2020년까지 17%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본은 법인세 최고세율을 2000년대 이후 30%에서 유지해 오다 2013년 28.05%로 인하했고 2015년 23.9%, 지난해에는 23.4%로 지속적으로 낮췄다. 독일은 2008년 25%에서 15%로 낮춘 뒤 현재까지 이를 유지 중이다. 헝가리는 19%였지만 올해부터 9%로 대폭 낮췄다.


글로벌 컨설팅회사 KPMG와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 회원국의 지난 10년 평균 법인세율은 27.67%에서 24.85%로 낮아졌다. 같은 기간 전세계 상장기업의 평균 법인세율도 27%대에서 24%대로 약 3% 하락했다.

美법인세 대폭 인하…다른나라는 내리는데 우리만 역주행


해외 주요국들이 법인세를 큰 폭으로 내리려 하는 것은 기업 투자를 유도해 일자리를 만들고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다. 법인세를 인하하면 국내 기업은 물론 외국 기업을 유치해 세수를 늘리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대부분의 국가들이 법인세를 내리고 있지만 유독 우리나라는 과세 대상 이익이 연간 2000억원 넘는 대기업의 법인세를 현재 22%에서 최대 25%로 3%포인트 가량 올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대기업에서 연간 3조7000억원의 세금을 더 걷을 것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한국경제연구원 등 일부에서는 법인세율이 지속 상승할 경우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약화는 물론, 자본과 생산시설의 해외 유출이 가속화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한경연이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법인세율이 3%포인트 오를 경우, 외국인 직접투자 기준으로 자본 순 유출액이 29조3000억원에 달하고 오히려 세수는 1조∼2조3000억원 가량 줄어들 것으로 추산됐다.


법인세 인상 대상 기업들도 세금 부담 증가로 신규 투자와 일자리 확대 등 전반적인 경영활동이 위축될 수박에 없다고 보고 있다.


이경상 대한상공회의소 경제조사본부장은 "정부가 추진하는 경제 환경 변화는 결국 기업들의 경쟁력과 직결된다"면서 "미국이 법인세를 인하 기조를 보인 것과 달리 우리는 반대로 정책 방향이 이뤄지는 것 같아 안타깝고 기업의 세부담이 커지면서 경쟁력 악화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유환익 한국경제연구원 정책본부장도 "모든 국가들이 자국 기업들의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 법인세 인하 전쟁에 나서고 있는 점을 충분히 고려해서 조세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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