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챗GPT로 '진료영수증' 모방 요청하자 1분 만에 뚝딱

시계아이콘02분 06초 소요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뉴스듣기 글자크기

특별 기획 [허위 청구·가짜 사고…그 돈은 내 보험료였다]
<보험사기와의 전쟁>

③-⑶AI와 결합한 보험사기…우리는 준비됐나
현재의 기술력으로는 AI 결합한 보험사기 탐지 어려워
해외 AI 전문가 "이미지 기반 인증은 이제 완전히 무력화"

"날짜와 치료항목만 다르게 영수증 3장만 만들어줘."


오픈AI의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4o' 이미지 생성 서비스에 과거 보험사에 제출한 이력이 있는 병원 진료영수증을 올려 이처럼 주문했다. 챗GPT는 1분 만에 비슷한 영수증 3개를 만들었다. 아직은 기술적 한계로 이미지에 한글깨짐 현상이 나타났지만 숫자·큐알코드·직인 등은 거의 완벽히 구현했다. 얼룩·구김 등 서류에 사용 흔적이 보이게 해 달라는 요구도 즉각 반영됐다.


챗GPT로 '진료영수증' 모방 요청하자 1분 만에 뚝딱 본지 기자가 오픈AI의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4o' 이미지 생성 서비스로 만든 가짜 병원진료 영수증. 아직 기술적 한계로 한글깨짐 현상이 나타나지만 큐알코드와 직인 등은 실물과 비슷할 정도로 동일하게 모방했다. 최동현 기자
AD

보험사기 탐지·조사 관련 전문가들은 보험사기가 미래에 더 심각해질 것으로 우려했다. AI가 보험사기에 본격적으로 악용되기 시작하면 현재의 대응방식으로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AI를 활용한 보험사기 예방이 더 정교해지도록 데이터 접근 범위가 확대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각 보험사는 자체 보험사기탐지시스템(IFDS)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여기엔 고객의 사고이력·유형·성별·나이 등의 정보가 집적돼 있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신용정보원의 보험신용정보통합조회시스템(ICIS)과 연계하면 특정 계약자의 전체 보험사 계약내역과 보험금 청구이력, 치료이력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 보험사 나름의 AI 기술을 적용해 수상한 고객을 탐지한다.


예컨대 한 병원에서 특정 질병으로 보험금을 청구하는 환자가 단기간 급증하면 AI 탐지를 가동한다. AI로 정보 확인 결과 환자 상당수가 특정 지점 소속 설계사를 통해 보험에 가입했다면 의심군으로 분류한다. 해당 병원과 거리가 먼 지역에서 자주 찾아오거나 가족까지 동반해 반복적인 보험금 청구가 이뤄지면 사기 의심단계가 올라간다. 이런 필터링을 통해 이름이 자주 노출되는 병원·설계사·고객은 요주의 대상이 되는 식이다.


보험사들이 AI를 활용해 보험사기를 적발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지만 기술 수준은 아직 걸음마 단계였다. AI라는 이름으로 포장돼 있으나 실상은 빅데이터 스크리닝인 경우가 많았다. 2013년 도입된 금융권 망분리 규제로 챗GPT와 같은 외부 AI 프로그램을 즉각 도입할 수 없었던 탓이다. 그나마 규제 완화로 올해부터 외부 서비스 사용이 가능해졌지만 이마저도 금융위원회의 까다로운 혁신금융서비스 심사를 받아야 한다.


반면 민간 영역에서의 AI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다. 챗GPT와 달리(DALL·E)3 등 기본 학습언어가 영어인 경우 영문으로 허위 서류를 만드는 기술은 글자깨짐 없이 완벽했다. 실리콘밸리 소재 벤처캐피털 회사인 멘로벤처스 소속 AI 전문 투자자이자 인플루언서인 디디(Deedy)는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스테이크하우스의 결제영수증과 로체스터 소재의 한 병원의 진료영수증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 이는 모두 챗GPT로 생성한 허위 영수증이었다. 디디는 "현실세계의 많은 인증 절차들이 이미지를 증거로 삼고 있다"면서 "이미지 기반 인증은 이제 완전히 무력화됐다"고 말했다.


챗GPT로 '진료영수증' 모방 요청하자 1분 만에 뚝딱 실리콘밸리 AI 전문 투자자이자 인플루언서인 디디(Deedy)가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스테이크하우스(오른쪽)와 병원 영수증. 이는 모두 챗GPT로 생성한 허위 이미지다. 디디 SNS 캡처

보험업 종사자들은 한글에 기반한 AI 고도화가 일정 수준에 이르면 각종 서류·사진·영상 등을 조작한 보험사기가 쏟아질 것으로 봤다. 최유진 한화생명 데이터랩 파트장은 "생성형 AI가 더 고도화되면 보험사가 자체 보유한 기술로는 탐지 불가능할 정도의 상태가 될 것"이라며 "금융사가 여기에 대응하려면 여러 외부 서비스를 가져와 방어력을 수시로 테스트해봐야 하는데 현행 법·규제 절차상 그러지 못하는 게 가장 아쉽다"고 말했다.


AD

현재의 공조 프로세스로는 AI가 조작한 서류를 즉각 발견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약 30년간 보험사기특별조사팀(SIU)에서 활동 중인 함용호 삼성화재 장기보험조사센터장은 "영수증이나 진단서 위변조 사기가 급증하고 있지만 개인정보 이슈로 서류가 허위라는 걸 적발하기 쉽지 않다"며 "금융감독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자료 제출 요구권 관련 공조가 더 활발해졌으면 한다"고 전했다. 지난해 8월14일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개정안 시행으로 금융감독 당국에 자료요청 권한이 부여됐지만 건보공단의 자료 제출 제한조항에 막혀 원활한 정보 교류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이기창 DB손해보험 SIU파트장은 "하루에도 수만 건이 접수·처리되는 보험시장에서 수많은 데이터를 하나하나 적재하고 정제하는 건 인력만으로는 불가능하다"면서 "보험사기가 갈수록 지능화하고 있어 AI 도입은 선택이 아닌 필수지만 아직 갈 길이 먼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편집자주"그들은 속였고, 내 보험료는 올랐다." 보험사기로 인한 피해액이 3년 연속 1조원을 넘겼고, 지난해에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허위 진단서 한 장, 가짜 사고 몇 건, 과장된 치료비 청구 하나하나가 쌓여 결국 '1조1503억원'이라는 충격적인 숫자를 만들었다. 문제는 이 모든 비용이 고스란히 선량한 보험 가입자들에게 보험료 인상이라는 형태로 전가된다는 점이다. 본지는 수백 건의 판결문과 실제 사례를 전수 분석해 '보험사기'라는 범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추적했다. 기술적 대응과 실효성 있는 제도 개선 방안을 함께 모색하며, 근절을 위한 해법을 짚어봤다.

챗GPT로 '진료영수증' 모방 요청하자 1분 만에 뚝딱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05.1414:34
    4050 채용도 어려운 中企 "정년 따질 때가 아니죠"
    4050 채용도 어려운 中企 "정년 따질 때가 아니죠"

    시화공단 현장 르포 '쿵' 하는 소리를 내며 작동하는 육중한 프레스 기계. 쉴 새 없이 움직이는 이 대형 설비 앞에서 재빠른 몸놀림으로 작업 중인 신송남씨는 단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 옆 사람의 말소리마저 집어삼킬 만큼 커다란 굉음을 내뿜으며 엘리베이터에 들어가는 부품을 찍어내는 이 설비 앞에서 방심은 곧 대형 사고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지난 12일 찾아간 경기도 시화공단 내 정일산업 공장에서 처음 마주한

  • 25.05.1410:34
    70세 이상 상용직 10년새 4배 증가
    70세 이상 상용직 10년새 4배 증가

    법정 정년 이후 고용문제는 단순히 60세 이상에만 그치지 않는다. 기대수명 연장으로 고령화 추세가 이어지면서 직업을 가진 70세 이상 고령 근로자도 뚜렷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때 생계형 임시·일용직 중심이던 고령자 일자리는 점차 상용직과 전문직으로 옮겨가고 있다. 단순한 노인 일자리 확대를 넘어 고령 인력을 안정적으로 활용하는 구조로 이행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정년을 연장하는

  • 25.05.1409:46
    66세 K방산 베테랑 "정년 연장에 할 수 있는 일도 늘었다"
    66세 K방산 베테랑 "정년 연장에 할 수 있는 일도 늘었다"

    지난 12일 경북 구미시 LIG넥스원 구미 하우스에서 만난 조강현 수석매니저는 흡사 군(軍) 지휘관의 눈빛을 하고 있었다. L3동 2층 TMMR 생산공장에서 근무하는 200여명의 직원 한 명 한 명을 그는 매의 눈으로 지켜봤다. 그리고 핵심만 짚은 조언이 이어졌다. 그는 "통신 장비개발에만 있다 보니 라인별 생산공정에서 잘못된 점이 한눈에 보인다"며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을 매일 고민 중"이라고 했다. 군 지휘관처럼 생산 현

  • 25.05.1409:44
    60세 넘어도 월급 안 깎고 정규직…"4050 채용 어려우니 71세 큰형님도 소중"
    60세 넘어도 월급 안 깎고 정규직…"4050 채용 어려우니 71세 큰형님도 소중"

    '쿵' 하는 소리를 내며 작동하는 육중한 프레스 기계. 쉴 새 없이 움직이는 이 대형 설비 앞에서 재빠른 몸놀림으로 작업 중인 신송남씨는 단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 옆 사람의 말소리마저 집어삼킬 만큼 커다란 굉음을 내뿜으며 엘리베이터에 들어가는 부품을 찍어내는 이 설비 앞에서 방심은 곧 대형 사고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지난 12일 찾아간 경기도 시화공단 내 정일산업 공장에서 처음 마주한 장면은 소음 탓에 귀

  • 25.05.1211:02
    "정부는 큰 틀만 설계‥시행은 자율에 맡겨야"
    "정부는 큰 틀만 설계‥시행은 자율에 맡겨야"

    기업들은 정년을 65세까지 연장하는 제도 자체보다 이를 누가, 어떻게 시행할지에 더 큰 관심을 보였다. 대부분의 기업은 정부가 제도의 큰 틀만 설계하고, 실제 시행 여부는 기업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획일적 적용보다는 각 조직의 여건을 고려한 유연한 도입 방식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실제 조사에서 응답 기업의 59.4%는 정년연장 제도를 정부가 설계하더라도 시행 여부는 기업 자율에 맡겨야

  • 25.05.1808:30
    한국 부자들도 솔깃…70억짜리 영주권 골드카드, 美재정부채 모두 갚나
    한국 부자들도 솔깃…70억짜리 영주권 골드카드, 美재정부채 모두 갚나

    트럼프 행정부가 외국인 부유층을 대상으로 500만 달러(약 71억원)를 내면 미국 영주권을 즉시 발급해주는 '골드카드' 제도의 시스템 테스트에 들어갔다. 16일 일론 머스크 정부효율부 수장은 "미국의 새로운 영주권 카드인 골드카드가 테스트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 제도는 지난 2월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발표한 후 테스트 단계에 돌입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 세계 잠재 고객이 3700만명에 달하며, 10만개만 팔려도 미

  • 25.05.1708:30
    트럼프 장남의 사교클럽 논란…입회비만 7억
    트럼프 장남의 사교클럽 논란…입회비만 7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가 전세계 정재계 인사들을 대상으로 회원비 50만달러(약 7억원)의 고액 사교클럽을 만들어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이 클럽의 이름이 '이그제큐티브 브랜치(Executive Branch·행정부)'로, 아버지의 대통령직을 이용해 사적 이득을 추구한다는 비판이 미국 내에서 쏟아지고 있다. 트럼프 주니어는 현재 중동, 유럽, 아시아 각국을 돌며 주요 정재계 인사들을 만나고 이들을 '행정부

  • 25.05.1706:00
    트럼프 때문에 재점화 된 '캘렉시트' 논란…캐나다에 역합병되나
    트럼프 때문에 재점화 된 '캘렉시트' 논란…캐나다에 역합병되나

    미국 서부 최대 경제 중심지인 캘리포니아에서 미국으로부터의 분리 독립 운동이 본격화되고 있다. 소위 '캘렉시트(Calexit)'로 불리는 이 움직임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2기 집권과 관세 전쟁에 따른 경제적 피해가 직접적인 계기가 된 것으로 분석된다. 캘리포니아 내에서는 분리독립을 위한 주민투표 절차가 이미 시작됐다. 현재 주 내에서 서명 운동이 진행 중이며, 오는 7월 말까지 54만 명의 청원 서명을 모으면 분리 독립

  • 25.05.1515:48
    이정현 "이준석 호랑이굴로 돌아와라, 한동훈은 선대위 참여해야"
    이정현 "이준석 호랑이굴로 돌아와라, 한동훈은 선대위 참여해야"

    이정현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이 5월 14일 오후 4시, 아시아경제 유튜브 'AK라디오'에 출연했다. 이 위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당을 위해서, 선거에 도움이 된다면 스스로 결단해줘야 한다"며 "한동훈 전 대표도 당장 선대위에 들어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1시간 동안 진행된 인터뷰 내내 이 위원장은 특유의 열정적인 목소리로 자기 생각을 밝혔다. 인터뷰 핵심 내용을 요약했다. 대선 전체 판도를 어떻게 보나.투표가 임박

  • 25.05.1415:51
    윤희웅 "이재명, TK에서 역대 최고 득표 가능성"[AK라디오]
    윤희웅 "이재명, TK에서 역대 최고 득표 가능성"[AK라디오]

    대통령 선거 투표일이 20일 남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김문수 국민의힘·이준석 개혁신당 등 주요 후보들은 대구·경북과 부산·경남을 훑는 것으로 선거 운동을 본격화했다. 대선전 초반 여론 흐름을 어떻게 봐야 할까. 여론조사 전문가인 윤희웅 오피니언즈 대표에게 물었다. 윤 대표와의 인터뷰는 5월 14일 오전 9시, 서울 중구 초동에 있는 아시아경제 유튜브 채널 'AK라디오' 스튜디오에서 진행됐다. 이재명 후보 지지율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