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윤신원 기자] '언론의 자유' 실현 정도를 비교하는 세계언론자유지수(World Press Freedom Index) 평가에서 노르웨이가 1위, 우리나라는 42위에 올랐다.
21일 국제 언론감시단체인 국경없는기자회(RSF)가 공개한 '2020 세계언론자유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올해 42위로 지난해 41위에서 한 계단 내려갔다.
한국의 언론자유침해 점수는 지난해 24.94에서 23.70으로 개선됐지만 지난해 43위였던 이탈리아가 41위로 추월하면서 등수에선 물러섰다.
한국은 지난 2006년 31위를 기록했으나 2016년 70위로 10년 사이 40계단이나 떨어졌다. 하지만 2017년 63위, 2018년 43위, 지난해 41위까지 회복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민주주의가 안정된 국가들에선 정부가 언론의 자유를 억누리기 위한 구실로 국가안보를 이용하기도 한다"며 "한국은 민감하다고 판단되는 정보, 특히 북한과 관련한 정보를 공표하는 행위를 무겁게 처벌하는 법(국가보안법)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아시아 국가들 사이에서는 한국이 선두에 올랐고, 대만은 43위로 작년보다 1계단 내려섰으며, 지난해 민주화 요구 시위 과정에서 언론자유가 위축된 것으로 평가받은 홍콩은 80위로 7계단 후퇴했다. 일본은 66위로 한 계단 올랐고 중국은 177위로 제자리를 지켰다.
북한은 2018년 북미정상회담을 비롯한 개방적 제스처가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 지난해 179위로 한 계단 상승했다가 올해 다시 최하위인 180위로 돌아갔다.
민주주의 본산으로 불리는 미국은 3계단 올라 45위였다.
북유럽 국가들이 언론의 자유 선두를 지켰다. 1위는 4년 연속 노르웨이가 지켰으며, 핀란드는 지난해 이어 2위를 유지했다. 덴마크가 2계단 오른 3위에 랭크됐으며, 스웨덴(4위)과 네덜란드(5위), 자메이카(6위), 코스타리카(7위), 스위스(8위), 뉴질랜드(9위), 포르투갈(10위)이 뒤를 이었다.
국경없는기자회는 보고서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언론의 자유를 위협하고 전 세계 언론에 닥친 위기를 더욱 심화할 것이고 다가올 10년이 저널리즘의 미래를 좌우할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언론의 총체적 위기를 빚어낸 권위주의 정권의 공격으로 인한 지정학적 위기, 민주적 보장의 결여로 인한 기술적 위기, 양극화와 억압적 정책으로 인한 민주적 위기, 의심과 증오로 인한 언론 신뢰의 위기, 양질의 저널리즘을 파괴하는 경제적 위기 등 5가지 위기에 코로나19로 인한 세계적인 공중보건의 위기까지 더해졌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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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프 들루아르 국경없는기자회 사무총장은 "권위주의 정부들이 악명높은 '충격적 정책(shock doctrine)'을 실행할 기회로 공중보건의 위기를 이용하고 있다"며 "다가올 결정적 10년을 재앙으로 만들지 않기 위해선 선한 의지를 가진 이들은 누구든 나서 언론인들이 사회에서 신뢰받는 제3자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이끌어야 하고 언론인들은 그러한 역할을 수행할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신원 기자 i_dentit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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