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BTS·워너원 등 아이돌체크카드 흥행몰이…굿즈 아닌 금융상품으로서 매력은 '글쎄'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정현진 기자] 방탄소년단(BTS) 체크카드 출시를 계기로 시중은행의 '아이돌 마케팅 전쟁'이 한층 가열되고 있다. 이들 은행은 10ㆍ20대 소비자들을 잠재 고객으로 확보하고, 젊은 브랜드 이미지를 얻는 효과를 노리고 있다. 다만, 포화상태인 '체크카드' 시장을 중심으로 한 아이돌 금융상품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나온다. 아이돌 마케팅이 금융상품의 내실을 다지기 보단 모델들의 개런티만 올리는 출혈경쟁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올해 아이돌 체크카드 경쟁 서막을 올린 곳은 IBK기업은행이다. 지난 2월 26일 가수 지드래곤(GD)이 직접 디자인한 'GD 체크카드'를 선보였다. 당시 사전예약자에게 주는 'GD 특별한정 패키지'를 받기 위한 젊은 고객들이 본사 앞에 긴 줄을 서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체크카드는 10만장 한정판으로 출시 3주도 되지 않아 5만장이 소진됐다. 지난달말 기준 7만1025장이 발급됐다.
신한은행도 지난 4월 아이돌그룹인 워너원을 모델로 한 '쏠딥드림(SOL Deep Dream)' 체크카드를 내놨다. 이 카드는 출시 9일 만에 사전예약 5만장을 돌파했다. 4월말 8만5000장, 5월말 9만4300장에 달하는 등 조만간 10만장을 돌파할 전망이다.
KB국민은행도 이 대열에 동참한다. BTS를 광고모델로 기용한 KB국민은행은 체크카드와 적립식 통장을 이달 20일께 출시한다.
은행들이 이처럼 아이돌을 광고 전면에 내세우는 것은 젊은 층을 유치하려는 마케팅 차원으로 분석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체크카드가 당장의 실적에 큰 도움이 되지는 않지만 보수적인 은행 이미지를 벗고, 젊은 고객을 끌어들이는 데 큰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이돌 마케팅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체크카드 발급을 위주로 이뤄지는 '아이돌 마케팅'이 실제 20~30대에게 '굿즈(연예인이나 스포츠 팬을 대상으로 디자인한 상품)' 이상의 금융상품으로서 활용도는 크지 않다는 것이다. 체크카드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2007년 4041만장이었던 체크카드 수는 지난해 3분기 1억1079만장으로 2배 이상 확대됐다. 인구 수가 5100만명인 점을 고려하면 1인당 두 장씩은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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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입장에서도 체크카드를 통해 수익성을 올리기가 쉽지 않다. 지난해 체크카드(직불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은 1.60%로 신용카드(2.08%)에 비해 낮다. 또 신용카드보다 소액 결제 건수 비중이 높아 발급 비용이 클 수밖에 없다. 체크카드 승인금액 비중은 올해 1분기 21.6%로 승인건수 비중(39.6%)에 비해 낮다. 그만큼 한건당 결제 금액이 소액이라는 의미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미 넘쳐나는 체크카드를 더 발급하는 것이라서 단발성 고객 유치 기획 상품 이상의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며 "막대한 발급 비용을 들여 카드를 냈지만 해당 카드 결제는 많지 않고 마케팅용으로만 전락할수 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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