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군 당국은 5일 북한이 전날 발사한 '화성-14형'미사일을 "고정형 발사대에서 발사하고, 고난도 기술을 필요로 하는 재진입 여부 미확인 등을 고려할 때 ICBM의 개발 성공으로 단정하기는 제한된다"고 평가해 눈길을 끌고 있다.
국방부는 5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ICBM(대륙간탄도미사일)급 신형미사일'로 평가하면서 "폭발력이 증대된 핵실험을 통해 핵탄두와 핵투발 수단 능력을 시현할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전망했다.
북한의 ICBM 도발 의도에 대해서는 ▲ 자체 ICBM 개발일정에 따른 장거리미사일능력 확보 ▲ 한미 정상회담에 대한 반발 및 미국 독립기념일 계기 무력시위 ▲ 대화국면 대비 대미ㆍ대남 주도권 확보 및 전향적 대북정책 전환 압박 등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군당국의 분석대로 북한이 ICBM개발에 성공하려면 추가적으로 기술을 보완해야한다. 첫번째는 ICBM 재진입체 기술이다. ICBM은 발사 뒤 외기권으로 나갔다가 대기권에 다시 진입할 때 엄청난 공기 마찰로 탄두부 온도가 7000∼8000℃로 상승해 표면이 급속히 마모된다. 북한이 지난해 3월 스커드미사일 엔진의 화염으로 재진입 환경 모의시험을 했지만, 당시 온도는 1500∼1600℃ 정도로 추정돼 ICBM급에는 크게 못 미쳤다. 재진입기술을 완성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연료성능도 문제다. 북한은 '화성-14형'에 액체연료를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액체연료는 추진체에 주입하는 데 30여 분가량 소요돼 한미정보당국에 포착될 가능성이 크다. 또 독성이 강한 질산을 산화제로 쓰기 때문에 한번 주입한 후 일주일 이내에 쏘지 않으면 엔진이 부식될 우려가 있다. 북한은 미사일 발사의 개발 완료 시점을 앞당기기 위해 익숙한 액체연료 체계를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고체연료를 개발하기 위한 추가개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핵탄두 탑재를 위한 핵무기 소형화 기술도 필요하다. 하지만 군당국은 북한이 아직은 소형화 기술을 완성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강행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통상 미사일에 탑재되는 핵탄두 중량은 648kg이다. 이런 점을 감안한다면 북한이 한미 양국의 제재나 압박공세에 대응해 북한이 핵실험 등 추가 도발을 벌일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북한이 6차 핵실험을 실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풍계리 핵실험장의 인력과 물자 등 움직임은 그동안 꾸준히 포착돼왔다. 일각에서는 비가 자주 내리고 동남풍이 불어 방사능 확산 우려가 큰 여름철보다는 가을이 핵실험의 적기여서 9월 9일 정권 수립일에 실시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지만 핵실험시기를 앞당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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