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새 정부 출범 이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연일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고, 소비심리도 바닥권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문재인 정부가 10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비롯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통한 '소득주도성장'도 추진하고 있어 하반기에는 경기 회복에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다만, 부동산 시장 과열 조짐과 금리인상기에서의 가계부채 경착륙 우려, 정부 정책 추진에서 불가피한 불협화음 등은 '추세적 경기반등'을 담보하기 힘든 요소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29일 정부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다음달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2.6%에서 2%대 후반으로 0.2∼0.3%포인트 상향 조정할 전망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올해 1분기 경기가 예상했던 것보다는 괜찮았고, 2분기에도 수출이 지속적으로 회복되고 소비도 나아지고 있다"며 "하반기 추경이 편성되고 새 정부의 정책이 구체화 되면 경기의 본격 회복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2.6%로 올린 데 이어 오는 7월 수정 경제전망 발표 때 추가로 전망치를 높여 잡을 것으로 보인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 25일 "여러 가지 경제지표의 움직임을 봤을 때 7월 발표한 연간성장률 전망치는 당초(연 2.6%)보다 상향 조정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실제 5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08.0포인트로 2014년 4월 이후 3년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상승폭(6.8포인트)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8월 이후 가장 컸다. 6개월 뒤 경기전망을 나타내는 향후경기전망지수는 전월보다 22포인트나 상승했다.
지난달까지 6개월째 계속된 수출증가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지난달 수출은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주력 품목 호조에 따라 1년 전보다 24.2% 증가했다. 3월 광공업 생산은 수출 호조, 신제품 출시 효과 등에 힘입어 자동차, 디스플레이, 휴대전화, 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반등에 성공해 전월보다 1% 증가했다. 경기의 선행지표인 주가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박형중 대신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경기순환국면상 현재는 경기 바닥을 통과하고 있는 중일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문제는 부동산시장의 과열조짐이다. 부동산시장에 자금이 몰리며 지난 22일 기준 서울 아파트 가격은 전주 대비 0.20% 상승하며 전주(0.13%)에 비해 상승폭이 커졌다. 가계부채는 증가세가 다소 위축됐다고 하지만 1360조원으로 매월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금리 인상기에서 가계부채 연착륙 정책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경우 단기 쇼크가 올 수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10조원 규모 추경을 편성해 대부분 공공부문 채용과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 일자리 부문에 투입될 경우, 가계소득을 늘리고 소비를 활성화 시키는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부동산 시장 과열시 소득증가보다 부채증가 속도가 빠를 수 밖에 없어 큰 폭의 내수 개선을 기대하기 힘든 여건이다.
세종=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