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이자의 유방암치료제 '입랜스' 가격 내리고 급여화해야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4주 기준으로 약값이 우리나라는 약 550만 원이다. 이는 영국의 420만 원과 비교했을 대도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이다."
유방암 전체의 70%를 차지하는 호르몬 양성 유방암 환우 단체인 'Hormone Positive Breast Cancer Forum, Korea(이하 환우단체)'는 16일 한국화이자의 유방암 치료제인 '입랜스'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환우단체 측은 "지난해 약 61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한국화이자는 자사 주력 제품의 특허만료 이후의 경쟁제품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초단기간에 턴어라운드 했다"며 "여기에는 비급여 약품의 역할이 컸고 그 역할이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비급여 중에서도 2013년 4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획기적 유방암 치료제라고 인정한 호르몬 양성 유방암 항암제인 '입랜스(성분명 팔보시클립)'가 있다고 강조했다.
환우단체측은 "입랜스는 전체 유방암의 약 70%를 차지하는 호르몬 양성 유방암에 효과가 입증됐다"며 "현재 서울대학교병원, 서울삼성병원, 아산병원을 포함한 지역거점 병원에서 폭넓게 처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화이자의 가격설정과 급여화에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환우단체 측은 "로이터통신의 보도를 보면 영국의 경우에는 4주 기준(1 사이클) 약가가 420만 원인데 우리나라의 입랜스 사용자들은 같은 약을 500만~550만원에 구입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입랜스 복용자는 기본적으로 6사이클을 처방 받기 때문에 한국 유방암 환자들이 영국환자보다 약 700만 원 이상 약값을 더 지불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환우단체 측은 "입랜스는 알약 형태로 한 알에 금 한돈 값인 21만 원"이라며 "이런 이유로 사보험인 실손보험으로 약가를 커버하기에도 한계가 있고 현재 많은 항암제에 대해 재무적 지원을 하고 있는 한국혈액암협회의 약제비 지원 대상 약품도 아닌 상황"이라고 힘겨움을 호소했다.
입랜스가 약제비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해당 제약사의 재무적 지원이 뒤따라야 하는데 현재 한국화이자가 적극적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입랜스를 복용하는 환자와 그 가족은 '메디컬 푸어'로 전락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라는 것이다.
지난해 8월부터 심평원에 입랜스의 급여화를 위해 급여절차를 밟고 있다고 한국화이자 측은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심평원 자료를 보면 2013년부터 2016년 동안 급여를 신청한 항암제 중 급여 미등재 사유 중에 제약사의 자진 취하가 41건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는 제약사의 이익극대화를 위해 비싼 약가와 환자들의 급여화 목소리를 무마하기 위한 편법이라고 해석될 여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환우단체 측은 "한국화이자는 우리나라 유방암 환자를 이른바 '봉'으로 보고 있는 것 같다"며 "가격을 내리고 급여화를 통해 많은 유방암 환자들에게 부담이 되지 않도록 적극적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