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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도전에 확신 심어준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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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창업사관학교 6기 '하위 10% 중도퇴출' 혹독한 트레이닝 마치고 졸업
내성발톱 교정기 등 아이디어 구현 성과
졸업생 CEO 300명 제품 개발 의지 활활


창업도전에 확신 심어준 1년 청년창업사관학교 6기 졸업생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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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아시아경제 정동훈 기자] "청년창업사관학교 울타리를 벗어나 본격적으로 시장에 뛰어듭니다. 우리 회사 제품에 대한 믿음과 도전에 대한 확신을 심어준 1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20일 오전 경기도 안산 단원구 청년창업사관학교(이하 사관학교) 졸업식장에서 김민석 비에스케어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지난 1년간 이 학교에서 창업 교육을 받은 사관학교 6기 CEO(최고경영자) 300명이 참석한 자리에서다. 창업가들의 얼굴 표정에는 설렘과 아쉬움이 교차했다. 하지만 내수 경기 불황과 대ㆍ내외 불확실성 확산을 두려워하지 않는 모습도 묻어났다.

창업도전에 확신 심어준 1년 셔틀콕 자동발사기 '다날려'를 개발한 김창식 티엘산업 대표가 제품을 시연하고 있다.


영하의 날씨인데도 식장 밖에서는 셔틀콕 자동발사기 '다날려'를 개발한 김창식 티엘산업 대표가 배드민턴채를 휘두르며 시연을 해보였다. 김 대표는 "슈터(셔틀콕을 쏘는 기계)가 상하좌우로 움직이며 배드민턴 코트의 전방, 중앙, 후방에 셔틀콕을 자동발사하는 제품"이라며 "사관학교에서는 전시회 참가 등 마케팅을 도와줬던 점이 기억에 남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스크린 골프와 같은 방식의 '스크린 배드민턴(가칭)' 개발이 완료돼 올해 7월 첫 가맹점을 연다"며 "랠리(볼을 주거니 받거니 계속 치는 상태)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라고 밝혔다.


티엘산업이 졸업 후 곧바로 새로운 상품을 내놓은 것에서 보듯 창업사관학교의 교육과정은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혁신을 요구한다. 몇몇 창업가들은 "혹독하다"는 표현까지 했다. 1년간 세 차례 사업화 진도평가를 통과해야 해서다. 우수하면 인센티브를 제공하지만 창업실적과 학사진도가 부실하면 퇴교시킨다. 매년 10% 가량이 중도 퇴출된다. 이날 졸업한 6기 중에서도 입학은 324명이었지만 졸업생은 300명이었다. 경쟁력을 확보하지 않으면 도태되는 시장을 미리 경험하는 것이다.


최원우 사관학교 교장은 "사업화 능력, 활동 성과, 창업 전념도, 교육 참여도를 점수로 평가해 입교자 가운데 하위 10%를 탈락시킨다"며 "긴장감을 유지하기 때문에 우리학교 내에서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창업도전에 확신 심어준 1년 김민석 비스케어 대표(왼쪽)가 3점압 내향성 발톱 교정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긴장감 속에서 창업 CEO들의 아이디어는 실제로 구현됐다. 비에스케어의 김민석 대표는 '내향성 발톱' 교정기 '네일업(Nail-up)'을 만들었다. 내향성 발톱은 발톱이 살 속으로 파고 들어 염증과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을 말한다. 교정기는 발톱의 성장판 세 지점에 압력을 가해 서서히 교정 효과를 준다. 지난해 12월 서울 국제발명대전에서 대상을 수상하고 특허발명대전에는 무역협회장상을 받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그 역시 사관학교의 역할을 치켜세웠다. 김 대표는 "대학에서 재활치료를 전공한 후 내성발톱 치료기 아이디어는 있었지만 사업화는 엄두가 안 났다"며 "사관학교에서의 1년간 설계부터 마케팅까지 도움을 받은 덕에 창업할 수 있었다. 다음 달엔 소매 약국에 제품을 납품한다"고 말했다.


창업도전에 확신 심어준 1년 장독대 김치냉장고를 개발한 김소영 지호락 대표가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지호락의 김소영 대표는 전통 김치 보관용기인 옹기를 활용한 김치냉장고를 개발했다. 내부용기를 옹기로 만들고 직접냉각 방식의 본체를 결합했다. 전기밥솥처럼 여닫을 수 있다. 김치 2~3포기가 들어가는 1인가구를 겨냥한 제품이다. 김치 뿐만 아니라, 과일, 야채, 쌀 등을 보관할 수 있다. 전통용기인 옹기는 염분이 많은 김치 보관에 있어 환경호르몬 노출에 안전하다.


대학에서 도예를 전공한 그는 가전제품을 만들 줄 상상 못했다고 한다. 김 대표는 "경영, 마케팅 등에 대해 잘 몰랐지만 체계적인 사관학교의 교육시스템 덕에 창업 1년만에 제품 출시까지 앞두게 됐다"고 말했다.


최귀선 사관학교 교수(융합기술분과)는 "제품개발, 마케팅도 중요하지만 CEO로서 직원, 동료와의 소통법도 중점적으로 교육한다"며 "자칫 주변으로부터 혼자가 되기 쉬운 CEO의 심리도 고려한 것이다. 이처럼 사관학교는 종합적인 교육시스템을 창업가들에게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사관학교는 7기 신입생 선발 인원을 500명으로 늘린다. 상반기 450명, 하반기 50명이다. 올해부터 예산이 지난해 260억원에서 500억원으로 늘었다. 중소기업청은 글로벌 경쟁력, 수출역량을 갖춘 기술창업자를 집중 발굴ㆍ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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