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공사 현장 유출지하수 활용해 개화동 하천, 산 생태복원 추진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우리나라는 UN이 정한 물 부족 국가다. 지금처럼 물을 물 쓰듯 하면 2050년에는 지구상에서 가장 심각한 수준의 물 부족을 겪게 될 것이라고 학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강서구가 미래를 대비한 물순환도시를 조성하는 이유 중 하나다.
서울 강서구(구청장 노현송)가 버려지는 물을 되살려 자연친화적인 물순환도시를 만든다.
구는 김포 도시철도 공사 현장의 유출 지하수를 활용해 마른 하천 복원 및 자연친화 계곡 조성 등 물이 순환하는 생태 복원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먼저 올해 1단계 사업으로 8억원 예산을 들여 개화천을 정비한다. 강수량이 많은 여름 철 이외에는 물이 흐르지 않는 마른 하천이 되어버린 개화천에 지하철 유출 지하수를 활용해 일정한 양의 물이 사계절 흐르도록 할 계획이다.
또 1300m의 하천을 따라 다양한 종류의 수목을 심고, 의자, 운동기구 등 공원시설을 설치해 주민들의 휴식 공간으로 가꿀 예정이다.
개화천을 흐른 물은 중계 펌프장을 통해 해발 132m 개화산 정상 근린공원까지 끌어올려져 여름철에는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물썰매장을 조성하고, 다시 그 물로 실개천이 흐르는 계곡과 간이 폭포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계곡과 폭포를 거쳐 흘러나온 물은 산불방지용 용수와 가뭄에 대비한 수목 급수용으로 선순환 된다.
구는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김포 도시철도에서 하루 최대 2만2000여 톤의 지하수가 나오고 있어 하천 복원과 자연친화 계곡 조성에 충분한 양의 물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초 김포시와 유출지하수 사용을 위한 협의를 마치고 2019년까지 조성공사를 마무리해 개화동 일대를 서울을 대표하는 물순환도시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구는 개화천과 개화산 정비를 통해 건강한 물순환을 유도하고, 여름철 도시열섬화를 방지하는 효과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구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물 부족 국가로 지정돼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물의 소중함을 모른 체 쉽게 흘려보내고 있다”며 “개화동 지역이 물의 선순환이 이뤄지는 대표적인 도시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구는 2014년 서울시 최초로 서남환경공원과 국립국어원 주변 도로에 아스팔트를 걷어내고 수목을 심어 건강한 빗물의 순환을 유도하는 그린빗물 인프라 사업을 조성했다.
또 지난해에는 개화동 유휴지와 염창동 보행자 전용도로에 그린빗물 인프라 조성 사업을 마쳐 주민들의 많은 호응을 얻었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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