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절벽'에도 예외없는 가격인상 행진
롯데 내달 14일, 신라 20일부터 저녁뷔페 10만8000원으로 3000원씩 올라
하이트진로 지난 25일부터 맥줏값 6.2%, 농심은 라면값 평균 5.5% 올려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올초 빙과, 과자류의 가격인상이 신호탄이 된 이후 탄산음료, 빵, 맥주, 라면 등이 줄줄이 가격을 올린 가운데 이번에는 호텔들까지 가세해 연말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서 가격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경기불황으로 '소비절벽'이 우려되는 상황이지만 매번 '연례행사'처럼 진행되는 가격인상은 예외가 없는 모습이다.
◆호텔 뷔페 레스토랑, 내년 3%가량 인상…저녁 한 끼 10만8000원
28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신라호텔서울과 롯데호텔서울 등의 레스토랑 뷔페 가격이 내년 초부터 2.8%에서 3.3%가량 인상된다.
신라호텔서울은 내년 1월20일부터 뷔페 레스토랑인 '더파크뷰'의 가격이 성인 3000원, 아동 2000원씩 오른다. 이에 따라 더파크뷰의 저녁식사의 경우 성인 기준 10만5000원에서 10만8000원으로 인상된다.
롯데호텔서울의 뷔페 레스토랑 '라세느'도 내년 1월14일부터 3000원씩 가격이 오른다. 성인 기준 점심식사는 기존 9만원에서 9만3000원으로, 저녁식사는 10만5000원에서 10만8000원으로 오른다.
웨스틴조선호텔의 뷔페 레스토랑 '아리아'는 아직 가격인상이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매년 가격을 소폭씩 올렸던 만큼 내년에도 오를 가능성이 높다. 업장 담당자는 "가격인상에 대해 내부에서 공유된 바는 없지만 인상될 수 있다"면서 "하지만 몇 천원 오르는 수준이라 12월 특별 프로모션 때처럼 부담스럽지는 않을 것"이라고 안내했다.
이들 호텔은 올 초에도 각각 3000원씩 인상한 바 있다. 올 1월1일 조선호텔이 뷔페가격을 기존 9만8000원에서 10만2000원으로 올린 후, 신라호텔서울과 롯데호텔서울도 저녁 뷔페 가격을 기존 10만2000원에서 10만5000원으로 3000원씩 올렸다.
이에 따라 시차만 다소 차이가 있을 뿐, 연초 호텔 뷔페업장의 가격인상은 '연례행사'로 보는 게 일반적이 됐다. 플라자호텔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의 뷔페업장 등은 "아직 가격인상 예정이 없다"는 설명이지만 이들도 지난해 가격을 소폭씩 올렸었다. 플라자호텔의 뷔페 레스토랑 '세븐스퀘어'는 지난해 1월 뷔페가격을 기존 9만원에서 9만2000원으로 인상한 후 올 초 9만5000원으로 또 올렸으며 인터컨티넨탈 호텔은 지난해 9만5000원에서 올해 9만8000원으로 3000원씩 인상했다.
◆맥줏값, 라면값 줄줄이 올라…도미노 가격인상 현실화
이보다 앞서 맥주와 라면, 탄산음료 등 서민들이 직접적으로 체감하는 품목들의 가격도 크게 올라, 매년 연말연시마다 반복되는 도미노 가격인상이 올해도 여지없이 되풀이 되고 있다.
주류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지난 25일부터 '하이트'와 '맥스' 등 맥주 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6.2% 인상했다. 하이트진로의 맥주 출고가 인상은 2012년 7월 이후 4년5개월 만이다. 이에 따라 하이트 500㎖ 제품의 출고가는 1079원에서 1145원으로 66.9원 올랐다.
앞서 오비맥주는 지난달 1일 '카스', '프리미어OB', '카프리' 등 주요 국산 맥주 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6% 인상했다. 대표 제품인 카스 병맥주의 경우 500㎖ 기준 출고가가 1081.99원에서 1147원으로 65.01원(6.01%) 올랐다.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의 인상으로 롯데주류의 맥주 가격 인상 여부도 주목받고 있다. 롯데주류는 당장 올릴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인상 대열에 동참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시장 관측이다.
라면업계 1위 기업 농심은 지난 20일부터 신라면과 너구리 등 18개 브랜드의 가격을 평균 5.5% 인상했다. 신라면은 780원에서 830원으로, 너구리는 850원에서 900원으로, 짜파게티는 900원에서 950원으로, 육개장사발면은 800원에서 850원으로 각각 올랐다. 농심의 가격 인상으로 오뚜기, 팔도, 삼양식품 등의 가격 인상 여부도 주목받고 있다.
삼양식품 측은 "지난 수년 간 원자재 가격, 인건비 등이 올라 현재 가격 인상을 두고 내부적으로 고심 중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1일부터는 콜라와 환타 등 2개 브랜드의 출고가도 평균 5% 올랐다. 코카-콜라 측은 "이번 인상은 올해 들어 유가, 원당 등의 급격한 가격 상승, 제조경비 및 판매 관리비 상승 등이 주요 원인"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최근 전국으로 확산된 고병원성 조류독감(AI)이 심각 단계로 격상되며 계란값 마저 급등하며 서민들의 호주머니를 팍팍하게 만들고 있다. 대형마트에서는 품귀현상이 속출했고 일부에서는 1인1판 구매제한까지 하고 있는 상태며 2차 가격 인상마저 계획돼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도 어김없이 연말연시를 틈타 도미노 가격인상이 현실화 됐다"며 "가공식품들의 인상과 AI라는 외부 돌발 변수 악재까지 겹치며 밥상물가가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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