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사 난투극·러시아 비상착륙 사건사고 연발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아시아나항공이 지난달 사내에서 임원을 폭행한 소속 정비사를 해고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조종사들의 이륙직전 난투극부터 기체결함으로 인한 비상착륙까지 연이은 사건사고로 내부 분위기는 뒤숭숭하다.
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소속 정비사 A씨는 사내 회의석상에서 임원을 폭행한 혐의로 지난달 11일 해고됐다. A씨는 처분이 부당하다며 회사측에 재심을 신청한 상태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해당 정비사는 직장질서침해에 따라 징벌적 해고처리가 된 것"이라면서 "재심이 접수돼 검토 중인 사안"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2일에는 부기장끼리 기내에서 폭력을 행사해 전치 6주의 상해를 입히는 폭행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지난 5일에는 인천에서 영국 런던으로 향하던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왼쪽 엔진에서 화재 경보 장치가 작동하면서 러시아 한티만시이스크 공항에 비상착륙했다. 이 여객기에는 승무원 15명과 승객 184명 등 총 199명이 타고 있었다.
업계 안팎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의 무리한 운항 스케줄과 기재 운용을 문제삼는다. 사고가 난 B777-200기나 B747-400기 등 장거리 노선에 고정 투입되는 이들 기종은 1990년대 제작되거나 인도된 초창기 버전이다. B747-400은 평균 기령이 20년에 달하는 퇴역을 앞둔 고령 항공기다.
아시아나항공의 보유 항공기(여객기 기준) 수는 3분기 말 기준 72대로 대한항공(122대) 대비 59%다. 하지만 직접 취항하는 노선은 대한항공 전체 노선의 83%에 달한다. 게다가 대한항공과 달리 아시아나항공은 사고나 비상상황시 투입할 수 있도록 대기 중인 여력기가 없다. 그러다보니 무리한 운항이 발생하고, 이 과정에서 직원들의 근무 기강까지 무너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부족한 기재로 무리한 운항을 하다 보니 가동율이 높아지면서 잦은 사고로 이어진 것 같다"면서 "내년 이후 신형 항공기인 A350이 들여오고 노후 기재 교체가 이뤄지면 운용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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