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그룹 역대 최대 규모 6명 사장단 인사
전문경영인 출신 이동호 그룹 총괄 부회장 승인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현대백화점그룹이 28일 사장단 조기인사를 단행했다. 지난해 사장단 인사를 건너뛴데다 그동안 실적도 꾸준히 개선되면서 승진자수는 역대 최대 규모로 늘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 '최순실 게이트'로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 일찌감치 어수선한 조직 분위기를 추스르고 기강을 다잡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이날 이동호(60) 현대백화점그룹 기획조정본부 사장을 그룹 부회장으로 승진시킨 것을 비롯해 6명의 사장을 승진시켰다. 이같은 승진자는 역대 최대 규모라고 그룹 측은 전했다.
특히 이 신임 부회장은 2014년 2월 퇴임한 경청호 전 부회장의 뒤를 이어 전문경영인 가운데 그룹에서 두번째로 부회장 자리에 올랐다. 현대백화점은 오너 2세인 정지선 회장을 보좌하며 그룹 총괄 부회장을 지낸 경 전 부회장이 퇴임한 이후 이 자리를 공석으로 비워뒀다.
이 부회장은 조선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이후 1984년 현대백화점그룹에 입사해 기획과 재무 관련 업무를 줄곧 맡아온 '재무통'이다. 그는 '선(先)안정 후(後)성장'과 조직문화 혁신 등 정지선 회장의 경영철학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2012년부터 현대백화점 대표이사와 그룹 기획조정본부를 이끌었고, 지난해 서울시내 신면세점 특허심사에 고배를 마신 이후 절치부심 끝에 올해 3차 신규면세점에 재도전하기도 했다.
현대백화점 대표이사는 김영태 사장이 고문으로 물러나면서 박동운(58) 현대백화점 상품본부장(부사장)이 발탁됐다. 이 부회장이 이끌던 기획조정본부도 장호진(54) 현대백화점 기획조정본부 부사장이 본부장(사장)으로 승진했다.
또 강찬석(55) 현대홈쇼핑 대표와 김형종(56) 한섬 대표는 각각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현대그린푸드는 오흥용 대표(사장)이 퇴임하면서 부사장이던 박 대표가 사장으로 올랐다. 서울대 경제학 박사 출신인 박 대표의 경우 이번 인사에서 최연소 사장으로 이름을 올렸다.
현대백화점은 그동안 임원인사를 12월 초중순에 진행했다. 하지만 올해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인해 경영환경에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대규모 조기인사를 단행했다는 것이 그룹 측의 설명이다. 임원 인사는 예정대로 다음달 중순 이뤄질 전망이다.
이같은 최대 규모의 사장단 승진 배경은 지난해 안정적인 조직운영을 위해 그룹내 사장단 인사를 건너뛴 점이 꼽힌다. 지난 한해 실적역시 꾸준히 증가한 것도 대규모 승진에 한 몫을 했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올해 3분기까지 연결기준 누적매출은 1조342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2% 가량 늘었고, 같은기간 영업이익은 2323억원에서 2621억원으로 증가했다.
이기간 현대홈쇼핑은 누적매출이 6450억원에서 7008억원으로 늘었고, 영업이익은 759억원에서 830억원으로 뛰었다.
일각에선 다음달 선정 예정인 3차 신규면세점 특허심사가 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무산될 위기가 커지면서 유통업계가 전반적으로 어수선한 가운데 조직안정 차원에서 미리 사령탑을 바꾼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그룹 관계자는 "요즘같이 어수선한 시기에 경영 판단과 경영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사장급 승진자를 늘렸다"면서 "급변하는 환경 속에 조직의 안정과 변화를 추구하기 위해 사장단 인사를 먼저 단행했다"고 밝혔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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